[文대통령 외신 인터뷰] CBS 이어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 북핵 2단계 접근 제안
"핵동결 먼저, 그다음 완전 폐기…
제재와 압박이라는 메뉴판에 대화라는 메뉴판도 더해야"

- 사드 배치
"앞 정권 일이지만 가볍게 안봐"

- 전시작전권
"한국이 언젠가 찾아와야 하는 건 주권국가로서 너무나 당연한 일"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공개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관련해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나는 앞 정부의 결정이라고 해서 가볍게 보지 않겠다"며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배치 합의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19일 진행됐다. WP는 인터뷰 서문에서 "한국의 (대북) 비둘기파 대통령과 미국의 매파 대통령이 북한 저지 방안에서 견해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물음을 던졌다. 미국 CBS방송도 전날 문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이날 추가로 공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원하는 것 같다. 방북해서 김정은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게 좋은 생각이라고 보나.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도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그 방안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추진돼야 한다. 다만 이제는 한국이 좀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이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남북 관계를 풀어나갈 때 남북 관계도 훨씬 평화로웠고 미국과 북한 관계도 훨씬 부담이 적었다."

―개성공단을 재개하겠다고도 말했는데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이 될 수 있다.

"'여건이 조성되면 관여하겠다' 이런 기조하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과 공조해 북한을 압박할 의향이 있나.

"그렇다. 북한 핵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북한에 대해 최대한 압박하지 않을 수 없다. 협상 테이블로 나온다면 북한을 도울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무슨 뜻인가? 핵 동결을 말하는 것인가.

"예를 들어 개성공단 재개다. 지금처럼 북한에 제재와 압박을 높여나가는 단계에서는 논의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개성공단 재개는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 위반 아닌가?

"그렇기도 하겠지만 한국이나 미국이 궁극적으로 도모하는 것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다."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북한은 5차례의 핵실험을 하고 점점 더 많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왜 김정은이 비핵화를 하겠나.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이 북한 체제를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맹신하고 있는 것 같다. 체제와 정권을 지켜주는 것이 결코 핵이나 미사일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 1단계 동결, 다음 단계로 완전한 핵 폐기라는 2단계 접근도 우리가 이번 (한·미) 회담을 통해 논의해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많은 미국인은 한국 정부가 사드 발사대 전체(6기)를 배치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frustrated) 하고 있다.

"사드 배치 결정은 비록 앞 정권에서 이루어진 것이지만 나는 앞 정부의 결정이라고 해서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한 바 있다."

―사드 포대를 모두 배치하겠다는 뜻인가.

"그렇게 일반적으로만 말할 것이 아니다. 적법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는 것이다."

―(한·미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사드를 배치할 것인지 물어볼 것이다.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배치 합의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이다."
 
일자리위원들과 인사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일자리위원회 위원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병원 경총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박용만 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일자리위원들과 인사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일자리위원회 위원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병원 경총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박용만 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뉴시스

―전시작전권 환수에 동의하나.

"한국이 언젠가 찾아와야 한다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김정은을 어떻게 평가하나?

"합리적이지 않은 지도자다. 위험한 인물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의 핵 폐기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사람을 상대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이끌어내야 한다."

―김정은이 갑자기 핵 포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제재와 압박이라는 메뉴판에 대화라는 메뉴판을 더해야 한다. 대화라는 메뉴판에 대해서는 조건이라든지 내용에 대해 아무것도 마련돼 있는 것이 없다. 그런 점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보고 싶다."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북한과의 대화는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남북 대화, 미북 대화는 서로 병행해 나가면서 역할 분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햇볕정책'은 이산가족 상봉부터 시작하나.

"인도적 지원 부분은 국제 대북 제재 또는 유엔 결의에서도 허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재와 압박과 함께 인도적 지원이나 교류는 병행돼 나갈 필요가 있다."

―인도적 지원에는 북한에 돈을 주는 것도 포함되나.

"북한에 대한 현금 지급은 유엔 제재 방안 속에 금지돼 있는 것으로 안다."

―핵심 참모 중 한 명인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문 대통령이 한·미 군사훈련 규모의 축소를 고려한다'고 했다. 사실인가.

"보도를 통해서 봤다. 문 특보는 상근 특보가 아니다. 학자로서 자유로운 활동을 하면서 필요할 때 내가 조언을 구하는 관계다. 또한 문 특보는 개인적인 견해를 말한 것이다. 구체적인 전략이나 전술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결정해야 되고, 또 그것이 양국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힘이 모아져야만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문 특보의 발언은 미국에서 반응이 매우 좋지 않았다. 이에 대해 나를 설득시켜 달라. 문 대통령께서는 대선 당시 한·미 군사훈련의 축소 가능성도 언급한 것으 로 알고 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문 대통령께서 이미 북한에 양보를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나는 선거 과정에서 한·미 군사훈련의 축소 혹은 조정을 말한 적이 없다. 나는 나쁜 행동에 대해서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또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2/20170622003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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