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유 서울대 교수가 15일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맹지(盲地·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땅)가 되지 않으려면 러시아와 PNG 사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NG(Pipeline Natural Gas)는 가스전에서 채취한 천연가스를 배관을 통해 공급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날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7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에너지 정책은 국가와 민족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싼값에 가스를 공급받게 됐고 일본은 도쿄에서 사할린까지 파이프라인을 연결하자고 러시아에 제시하기도 했다”며 “중국과 일본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와)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는 것을 보면 한반도가 굉장히 쓸모없는 땅으로 변해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유 서울대 교수가 15일 ‘2017 미래에너지포럼’에서 러시아 PNG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조선비즈
▲ 김태유 서울대 교수가 15일 ‘2017 미래에너지포럼’에서 러시아 PNG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조선비즈
남중국해에서 일본, 필리핀, 대만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들여오고 있다. 김 교수는 “중국이 다른 나라와 벌이는 영토분쟁은 미국과의 갈등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데, 그 전에 러시아를 우방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협력한 것 같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일본이 제시한 도쿄~사할린 파이프라인은 당장 경제성은 없지만, 일단 설치하면 송유관, 전선, 철도 등을 설치하기가 쉬워진다”며 “일본은 2차 세계대전 때 뺏겼다고 주장하는 북방 4개섬을 러시아로부터 돌려받기 위해 경제를 희생할 준비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새 정부가 러시아에 특사를 보내 PNG 사업 협상을 시작하는 게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를 맹지로 만드는 것은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러시아 파이프라인 정책을 관철하는 것은 새 정부의 중요한 에너지 정책”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파이프라인을 설치할 때는 중국을 통하지 않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한을 통해서 송유관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을 통해서 들여오는 것은 중국에 주도권을 넘기는 것이어서 위험하다”며 “파이프라인은 한반도를 관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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