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야산 추락 北무인기서 사드 포대 사진 10장 나와
성주까지 날아와 촬영… 장착한 카메라는 日소니 제품
 

지난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군 무인기가 경북 성주의 주한 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를 촬영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北 무인기 성주 사드 포대 촬영 상황

'사드 배치 과정'을 둘러싼 논란으로 국내가 시끄러울 동안 북한은 군사분계선(MDL)에서 270여㎞ 떨어진 성주 일대까지 무인기를 침투시켜 사드 기지 등 군사 시설을 들여다보고 다닌 것이다. 군 소식통은 "미리 입력한 좌표에 따라 사드 기지 주변을 집중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배치 과정이 생중계됐고 방송사들이 기지 상공에 드론과 헬기까지 띄웠으니 북한도 좌표를 손쉽게 파악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무인기에 탑재된 디지털 카메라(일본 소니 알파7R)의 메모리(64GB)에 대한 초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무인기는 성주 북쪽 수㎞ 지점에서부터 촬영을 시작해 사드 배치 지역 남쪽 수㎞ 지점까지 내려갔다가 기수를 돌려 다시 북상하면서 촬영을 계속했다.

메모리에 남아 있는 사진은 200~300장이며, 이 중 사드 포대가 담긴 것은 10여장이라고 밝혔다. 사진의 해상도에 대해 군 관계자는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가 식별되는 등 사드 포대 전개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소니 알파7R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디지털 카메라로 해상도 3630만화소의 준전문가용 수준이다.

합참 관계자는 사드 포대 촬영 시점에 대해 "카메라가 초기화돼 정확한 날짜가 파악이 안 된다"며 "추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무인기의 활동 시간이 수시간 정도인 점, 촬영된 사진에 비교적 최근의 사드 포대 전개 상황이 담긴 점, 발견 시점이 지난 8일인 점 등을 종합할 때 발견 시점으로부터 1~2주 이내에 촬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발견 지점이 인적이 뜸한 곳이긴 하지만 추락 후 발견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무인기의 발진 지점은 강원도 회양의 북한군 1군단 또는 강 원도 평강의 5군단으로 추정된다. MDL을 넘어와 성주까지 내려갔다가 발진 지점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연료 부족 또는 엔진 고장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MDL에서 성주까지는 약 270㎞로 이 무인기는 최소 500㎞를 비행한 셈이다. 2014년 3~4월 파주, 삼척, 백령도에서 발견됐던 무인기들의 비행 거리는 180~300㎞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4/20170614001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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