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22일 "현재 남북 관계 단절은 한반도의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간단체들의 대북 지원이나 방북 요청을 허가할 뜻을 시사했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도 이날 "5·24 대북 제재는 해제해야 한다"며 곧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등을 문재인 대통령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5·24 제재는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爆沈)으로 우리 군인 46명이 숨지고 나서 취한 최소한의 조치였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우리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에 사살(射殺)된 후 중단됐다. 개성공단 폐쇄는 2013년 북한이 '전시 상황' 돌입을 선포하고, 통행 제한 조치를 취하자 나온 것이었다. 모두가 북한의 도발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북은 이런 범죄 행위, 공격 행위에 대해 어떤 책임도 인정한 적이 없다. 도리어 우리의 자작극, 모략이라고 한다. 이런 북의 행태는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우리가 먼저 나서서 5·24 조치를 해제하면 천안함 폭침은 누구의 책임이 되는가. 북 집단이 '남조선이 이제야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제재를 해제했다'고 하면 뭐라고 할 것인가.

유엔 제재는 북한으로 달러의 대량 유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 결의는 북한과의 외교 관계 축소도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 북핵 최대 피해국인 우리가 김정은 주머니에 달러가 흘러들어가는 개성공단·금 강산 관광을 재개한다고 한다.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북한에 어떤 입장 변화가 있기에 한국 새 정부가 유엔 결의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느냐"라고 물으면 어떻게 답할 건가. 새 정부 인사들은 햇볕정책을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북은 교류를 위해 방북한 우리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22/20170522029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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