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알래스카 칠수 있는 미사일 발사
레이건호와 함께 한반도 인근 동거… 2개이상 항모 전단 배치는 이례적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CVN-70) 전단이 이번 주 동해를 떠나려 했던 당초의 계획을 변경해 당분간 동해 등 서태평양 지역에 더 머무를 예정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지난 14일 북한이 미 알래스카 타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선이 북한의 도발 없이 무사히 치러졌고, 7함대 소속의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수리를 마치고 최근 시운전에 들어가자 두 항모가 곧 교대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체류 시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안다"며 "지금도 칼빈슨 전단은 우리 해군과 기동 훈련을 실시 중이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군에서는 두 항모 전단이 한반도 주변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한 달 넘게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이 최근 동해에서 한·미연합훈련을 하는 모습.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이 최근 동해에서 한·미연합훈련을 하는 모습. /칼빈스호 페이스북

칼빈슨 전단은 지난 3월 19~25일 동해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 훈련을 한 뒤 싱가포르까지 남하했다가 북한의 도발을 견제하기 위해 호주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지난달 29일부터 한반도에 재전개됐다. 항모 전단이 한 달 만에 한반도에 다시 온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었는데, 이번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칼빈슨 전단의 스케줄이 다시 한 번 바뀐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미 항모 전단의 움직임은 해군 차원이 아닌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에서 결정된다"며 "서태평양을 담당하는 로널드 레이건 전단이 복귀하더라도 칼빈슨호의 항로는 국지적 관점이 아닌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결정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강조해온 북한의 위협이 한 단계 더 심각해진 만큼 정부 차원에서 칼빈슨 전단의 한반도 인근 체류 날짜 연장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미국은 그동안 전략적 요충지인 중동의 호르무즈해협 등에만 2개 이상의 항모 전단을 배치해 군사적 위압감을 극대화해왔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 인근에 다수의 항모 전단이 기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도발로 군에서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위협으로 생각하는 미국이 중동처럼 항모 전단 2개 이상을 한반도 인근에 상시 배치하는 경우의 수도 고려해볼 때가 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의 항모 전단 배치는 전적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에 달렸다. 하 지만 칼빈슨함이 동해로 진입하던 지난달 29일에도 '항모 킬러'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이 갑자기 태도 변화를 보일 것 같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칼빈슨과 로널드 레이건 전단의 한반도 인근 '동거'는 한 달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항모의 작전 기간은 통상 6개월인데, 칼빈슨함은 모항인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에서 지난 1월 5일 출항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6/2017051600359.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