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북한과 양자나 다자 대화를 재개할 의지가 있는 지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아니다(not at this time)”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정박한 항공모함 도널드 레이건호 선상에서 CNN의 정치부 기자인 다나 배쉬(Dana Bash)와 가진 독점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이날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정박한 항공모함 도널드 레이건호 선상에서 연설하고 있다./UPI 연합

그는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가져온 정책은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이 지역의 동맹국들, 그리고 세계 각국, 지난 수십여년간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해온 중국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실타래처럼 꼬인 북핵 문제를 풀어갈 의사가 현재로서는 없다는 뜻이다.

펜스 부통령은 6자 회담을 비롯한 다자 회담에 대해서도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중국·북한 등을 협상 테이블에 불러들일 의지가 있는 지 묻는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은 분명하다”면서 “우리는 북한을 상대로 그들이 약속을 어겼으며, 시한이 다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북한과의 양자회담은 물론 미국·한국·일본·북한·중국·러시아가 참가하는 다자 회담인 6자회담, 혹은 소다자 회담 등을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03년 8월 중국을 의장국으로 베이징에서 처음 열린 6자회담은 지난 2008년 12월을 마지막으로 단 한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펜스 부통령은 양자·소다자·다자 회담 등 어떤 형태로든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수 없는 배경으로 북한의 합의 불이행을 꼽았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만 두 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단행했다. 탄도 미사일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이 발사했다”면서 “북한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위험하고, 직접적 위협(immediate threat)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단호하다. 그는 이 지역에 있는 동맹국들, 그리고 중국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의 협력(unprecedented cooperation)을 이끌어내 이러한 위협에 정면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북한 압박에 나섰는 지에 대해 “중국은 전례가 없는 조치를 시작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북한을 고립시키고 있다“면서 ”북한 수출의 80% 이상이 중국으로 향한다. 우리는 이것이 매우 중요한 진전(step forward)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미국이 1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사이버 기술이나 전자 기술로 저지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회피했다. 그는 “나는 우리 군의 전자·기술 역량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발사)이 실패했다는 점이다. 북한이 또 다시 도발했고, 그것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20/20170420006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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