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국무 "북한, ICBM 개발 '선' 넘으면 시리아처럼 대응 시작"]

- 트럼프 정부에 '김정은=아사드'
"살인정권 시리아에 모든 것 할 것… 불량정권 북한에 모든 옵션 준비"

- 러시아·中 등 비호국가에 경고
틸러슨, 시리아 문제로 러 방문
매케인 "中, 김정은 통제해야"

- 두 정권 교체 주장 터져 나와
"아사드 있는한 시리아 평화 없어"
상원외교위장 "김정은 교체" 거론
 

지난 6일(현지 시각) 미사일 공격으로 시작된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방식이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 정권에 대한 정의부터 군사행동을 위한 레드 라인(금지선) 설정,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이 거의 정확하게 겹치고 있다는 것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 후 사실상 북한을 겨냥해 "시리아뿐 아니라 (미국에 도발하는) 전 세계에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했었다.

우선 미국이 두 정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거의 같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실세로 떠오른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살인 정권(murderous regime)', 북한 김정은 정권을 '불량 정권(rogue regime)'이라고 각각 표현했다. 또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했고, 북한에 대해선 "모든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군사행동을 고려하게 된 배경도 비슷하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시리아 정책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와 유사했다. 자칫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충돌할 경우 3차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해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설정했던 화학무기를 아사드 정권이 사용하자 망설이지 않고 타격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9일 북한에 대한 레드라인와 관련,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공격에서 북한이 무엇을 배워야 하느냐'는 질문에 "(도발이) 어느 선을 넘으면 시리아처럼 대응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 8일 핵추진 칼빈슨호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으로 전격 이동 배치했다.

미국은 시리아를 지원하는 러시아, 북한을 돕는 중국에 대해서도 경고의 신호를 내고 있다.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10일 "러시아와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군 기지에서 함께 작전하고 있었다"며 "이런 행동이 결코 다시 발생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11~12일 러시아를 방문해 시리아 문제에 대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매케인 위원장은 중국에 대해서도 "중국이 김정은의 행동을 통제하지 않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시리아 공격 직후인 지난 7일 N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최대 위협은 중동이 아니라 북한에 있는 '미친 뚱보 꼬마(crazy fat kid)'"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시리아 공격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북핵 문제의 심각성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이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에 대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볼 수도 있다. 영국 총리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테레사 메이 총리 간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시리아 공격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고, 대북 압박에 국제사회가 동참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했다.

시리아와 북한에 대한 정권 교체 주장도 트럼프 행정부 핵심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아사드가 있는 한 평화로운 시리아는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도 전날 시리아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 NBC 방송은 최근 "백악관이 김정은 제거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고, CNN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이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여당인 공화당은 더 강경하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아태소위 위원장은 이날 "김정은 제거 이후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고,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도 최근 북핵 청문회에서 '선제적 (북한의) 정권 교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외교적 해결의 길도 열어놓고 아사드와 김정은을 협상장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9일 "아사드의 운명은 시리아 국민이 결정할 것"이라고 했고, 북한에 대해선 "북한이 무기 실험을 중단하면 협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2/20170412002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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