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정상 사드 평행선… 왕이 "트럼프에 반대 뜻 밝혔다"]

美·中회담 직후 20분간 대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8일 오전 7시 20분(한국 시각)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관련 문제에 대한 미측의 입장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하지만 시 주석은 '사드 배치 반대'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황 권한대행과 20여 분간 통화하면서 "회담 중 특히 한반도 및 한국 관련 사안에 상당 시간을 할애해 한국과 한·미 동맹이 나와 미국에 중요하다는 점을 시 주석에게 충분히 강조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한국 얘기를 무척 많이 했고 그래서 직접 당사자인 한국에 바로 전화했다'며 '사드에 관해 한·미의 입장을 중국에 분명하게 얘기했고, 시 주석도 미국의 입장을 정확하게 이해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의 얘기를 해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핵과 북한 문제의 심각성 및 대응 방향에 대해 (시 주석과)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고 했다. 이에 황 권한대행은 "시기적으로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한·미 동맹에 기반한 확고한 대비 태세와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한국의 관심사인 '사드 보복' 문제는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미·중 정상회담 종료 후 "중국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다"고 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측이 사드처럼 껄끄러운 이슈가 정상 간에 언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러 사전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문제를 꺼낸 데는 사드가 북핵, 북한 문제와 연계된 주요 현안이란 점을 명백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쌍궤병행(雙軌竝行) 구상과 쌍중단(雙中斷) 제안을 (미국 측에) 소개했으며, 회담 재개의 돌파구를 찾기를 희망했다"고 했다. 쌍중단과 쌍궤병행이란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을, 한·미는 연합 군사훈련을 잠시 중단하고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중국 측의 주장이다. 중국은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10일 한국으로 보내 미·중 정상회담의 한반도 문제 관련 협의 내용과 그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트럼프, 아베와도 45분간 통화

한편 트럼 프 대통령은 9일 오전 8시 10분부터 45분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도 통화했다. 아베 총리는 통화 후 "시리아·북한에 대해 의견을 솔직히 교환했다"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주목하고 있으며, 한·미·일의 결속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도발 등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관건이란 뜻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0/20170410001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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