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언론계 갑론을박]
의회·정부, 狂人프레임 따라 강경… 일각 "金, 전략 짜고 움직이는 것"
 

최근 미국에서 '김정은=미치광이' 프레임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관련해 '미치광이와의 정상적인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여론이 퍼지는 가운데 '김정은은 사악할 뿐 미치지는 않았다. 나름대로의 전략이 있다'는 반론이 부딪치는 것이다.

미 의회에서는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김정은을 미치광이로 낙인찍고 있다. "북한의 미치광이(maniac)가 세계를 위협하는 비정상적 상황"(데이나 로러배커 하원 의원), "김정은은 미친 뚱보 아이(crazy fat kid)"(존 매케인 상원 의원), "구제 불능 '작은 김'(little Kim)의 전쟁 광기"(테드 포 하원 의원) 등 표현도 다양하다. "김정은은 비이성적이기 때문에 대화를 할 이유가 없다"는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의 발언은 수위가 낮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김정은을 '미친 사람(madman)'으로 부르긴 했지만 올해 들어 북한의 연쇄 미사일 발사와 화학무기를 사용한 김정남 암살을 계기로 '김정은=미치광이' 프레임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인식은 미국의 대북 정책 재검토 과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대화·협상보다 강력한 대북 압박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김정은은 결코 미국의 외교 카운터파트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김정은은 미친 게 아니라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에 따른 행동을 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전략적으로 자신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하고 무모한지를 상대방에게 각인시켜 판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고 한다는 얘기다.

정부 당국자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핵무기를 실제로 쓸 수 없지만, '김정은이라면 모른다'는 인식이 전 세계에 퍼져 있다"며 "이런 인식을 갖게 한 것이 김정은 정 권의 생존 전략"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김정은을 미치광이로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지만, 이런 인식은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위험한 오판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존 박 하버드 케네디 스쿨 선임 연구원 등은 "김정남 암살도 우발적인 행동이 아니라 김정은이 체제 위협 분자들이 어디에 있든 잡으러 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1/20170401002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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