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병기전대, 美본토서 날아와 이달 대량살상무기 해체 훈련]

모든 폭발물 처리 지휘하는 부대
한반도 전쟁 등 비상 사태 대비… 핵·화학무기·미사일 불능화 훈련

軍 "北무기 겨냥한 훈련 부쩍 늘어… 52병기전대도 관여했을 것"
 

미 본토에 주둔하는 대량 살상 무기(WMD) 전담 부대가 지난 13~23일 실시된 한·미 연합 키리졸브 연습에 참가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는 이번 키리졸브 연습에서 북한의 핵·미사일·화학무기 시설에 대한 점령·파괴·불능화 모의 훈련이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한미연합사 안팎에선 영국군의 폭발물 처리 전담 부대가 이번 키리졸브 연습에 참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한·미를 주축으로 단순히 북한 미수복 지역 장악뿐 아니라 핵·화학무기 시설에 대한 선제 공격, 북한 안정화 작전 시 WMD 시설의 불능화에 본격 대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했다.
재래식·생화학·핵무기 등 폭발물을 처리하는 모든 부대를 지휘·통제하는 52병기전대(미 켄터키 포트 캠벨 주둔)가 이례적으로 지난 13~23일 한반도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 키리졸브 연습에 참가했다. 사진은 미국 루이지애나의 전투 훈련장에서 폭발물 탐지 훈련 중인 미 육군 제52병기전대 예하 제192병기대대 부대원들. 왼쪽 부대원은 폭발물 처리 전용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미 육군
재래식·생화학·핵무기 등 폭발물을 처리하는 모든 부대를 지휘·통제하는 52병기전대(미 켄터키 포트 캠벨 주둔)가 이례적으로 지난 13~23일 한반도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 키리졸브 연습에 참가했다. 사진은 미국 루이지애나의 전투 훈련장에서 폭발물 탐지 훈련 중인 미 육군 제52병기전대 예하 제192병기대대 부대원들. 왼쪽 부대원은 폭발물 처리 전용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미 육군

주한 미 2사단은 키리졸브 연습이 종료된 지난 23일 경기도 의정부의 캠프 레드 클라우드에서 만찬 파티를 열었다. 키리졸브 연습에 참가한 미 본토 증원 부대들, 영국 등 외국 부대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 미 2사단이 지난 27일 이 소식을 전하며 공개한 사진 중에는 시어도어 마틴 2사단장(소장)이 왼쪽 팔에 'EOD'(폭발물 처리)란 휘장을 단 미 육군 장교와 감사패와 기념품을 주고받는 장면이 있다. 본지 확인 결과 이 장교는 미 육군 제52병기전대의 부대장인 마크 파리아 대령이었다.

미국의 군사·안보 전문 사이트 '글로벌 시큐리티'에 따르면, 52병기전대는 재래식·생화학·핵무기와 급조 폭발물(IED) 등 모든 종류의 폭발물을 평가·제거하는 미 육군 병기 부대들을 지휘·통제한다. 군 소식통은 "미 켄터키주 포트 캠벨에 주둔하는 52병기전대가 한국에 전개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처럼 올해 키리졸브 연습에 폭발물 처리를 전담하는 미 육군 최상급 부대가 참가하고 주한미군이 WMD 관련 훈련을 강화하는 것은 한반도 유사시나 북한 급변 사태 시 미국의 군사적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유사시 한국의 관심은 피해 규모와 통일 가능성 등이겠지만,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 핵·미사일·화학무기 시설 통제권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라며 "자칫 전쟁에 이겨놓고도 핵물질 등이 북한군 잔당이나 국제 테러 집단에 넘어가는 상황을 가장 심각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반도에 파견된 52병기전대의 병력과 구체적인 훈련 내용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컴퓨터 모의 훈련 위주인 키리졸브 연습의 특성상 대규모 병력이 참가하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52병기전대 부대원들은 북한 WMD 시설에 대한 파괴·불능화 작전 시 고려해야 할 사항, 돌발 상황 시 대처 방안 등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을 주로 했을 것"이라며 "최근 주한 미군이 북한의 WMD 시설을 겨냥한 훈련을 집중 실시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작년 10월 한반도에 순환 배치된 미 육군 제1보병사단 예하 제1기갑여단 전투단은 지난달부터 한국군과 함께 북한의 WMD 관련 시설을 식별·파괴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지난달 14~17일, 지난 21~22일 등 두 차례 실시됐고, 지난 8일 경기도 의정부의 캠프 스탠리에선 북한군 지하 갱도 수색·소탕 훈련도 벌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하던 훈련이지만 최근 빈도와 강도가 높아졌고, 과거와 달리 훈련 내용을 공개하는 게 다소 이례적"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9/20170329003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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