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북한 한꺼번에 거론… 군사적 옵션도 논의했을 가능성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방중(訪中)한 지난 18일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 실험에 나서는 등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자 백악관이 주말 긴급회의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백악관은 19일(현지 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중국과 관련한 미팅을 가졌고, 군 관계자들도 만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겨울 백악관'이라고 불리는 플로리다주 고급 리조트 '마라라고'에 머물면서도 북·중 문제와 관련한 회의를 열었다는 것이다.

백악관이 '북한과 중국'을 한꺼번에 거론한 만큼, 틸러슨 장관의 방중 결과를 토대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개인 제재)' 등 대북 압박 방안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문제를 언급한 뒤 바로 군 관계자들을 만났다는 내용이 나온 점을 볼 때 북한 도발에 대비한 '군사적 옵션' 카드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화난 얼굴로 "김정은이 매우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고 했다.

미 정치권은 북한 도발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공화당 소속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은 완전히 고삐 풀린 정권"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운반 능력 개발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일종의 선제 타격을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가 한국이나 일본, 미국을 타격하도록 가만히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틸러슨 장관의 방중에 대한 미국 언론의 평가는 엇갈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틸러슨 장관이 (기자 회견장과 달리) 실제 협상장에선 중국 측에 대북 제재를 강화할 것과 북한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포함)를 아시아에서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미·중 관계가 협력의 길로 들어섰다"고 환영하는 중국 매체의 반응을 전하며 "틸러슨 방중이 중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겼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1/20170321003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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