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국가정보원장 격) 숙청 사건을 덮기 위해 이복형 김정남 암살 시점을 지정해 줬을 것이라는 주장이 북한 내부 소식통들로부터 제기됐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해외에 파견된 북한의 한 소식통은 “김정남 살해 사건이 김정은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사건일 수 있다”며 “김정은이 내부 혼란을 잠재울 목적으로 김정남 살해 시점을 미리 지정해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김정남 살해 사건에 대해 “북한의 중간급 간부들은 이젠 다 알고 있다”며 “북한의 간부들 역시 김정남 살해 사건의 배후에 김정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RFA 인터뷰에서 “김정남 살해 사건의 충격으로 김원홍 숙청 사건은 완전히 묻혀버리고 말았다”며 “김원홍 숙청 사건이 한창 수면 위로 떠오르던 시점에 김정남이 살해됐다”고 말했다. 국가안전보위성의 내부 사정에 밝다는 이 소식통은 “김원홍의 숙청이 얼마나 큰 사건인지 외부에선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김원홍의 숙청 사건으로 인해 김정은은 궁지로 몰릴 위기에 처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김정남 암살을 통해 김정은은 자신을 향한 간부들의 이목을 돌려놓는데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며 “하지만 김정남 살해 사건으로 내부 위기를 피했다고 해도 대신 외부 위기를 자초해 득과 실은 따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앞서 통일부는 최근 “지난 1월 중순 김원홍이 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별 넷)에서 소장(별 하나)으로 강등된 뒤 해임됐다”며 “김원홍 외에도 보위성 부상(차관) 등 간부가 여럿 처형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당시 당 조직지도부가 김원홍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있어 앞으로 처벌 수위와 보위성 소속 조사 대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01/20170301008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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