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선 김정남 시신 반환 요구
중국에선 '제재 해제' 하소연할 듯
리동일 전 차석대사를 포함한 북한 대표단은 이날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북한 대사관으로 향했다. 리 전 차석대사는 대사관 앞에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왔다"고 했다. 이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한 북한 인민의 시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고,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시민(리정철)의 석방 문제를 협의하며,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증거 인멸' 차원에서 김정남 시신과 체포된 북한 용의자를 하루빨리 북한으로 데려가고, 말레이시아의 성난 반북(反北) 민심을 달래기 위한 방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할릿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리 전 차석대사의 '시인 인도' 언급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이 나라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부총리도 이날 "김정남 가족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중앙병원은 이날 "규정상 가족이 인도하지 않는 시신은 최장 3개월 후 화장하지만, 이번 사안은 중대성을 고려해 당국 지시가 있을 때까지 (무기한) 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북한 리길성 부상은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문했다"고 말했다. 겅솽(耿爽) 대변인은 이날 "리길성 부상은 왕이 외교부장과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차관급),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 등과 만나 양국 간 공통 관심사와 국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리길성 부상을 보내 김정남 암살 사건과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 조치 등에 대한 중국의 속내를 확인하고, 대북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고위 인사의 방중은 지난해 5월 31일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9개월 만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01/20170301001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