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김정남 안치된 병원서 회견 자청
"北 동의 없는 부검은 인권침해… 말레이시아, 적대세력 야합 말라"
통화 연결음엔 '날 탓하지 마' 팝송

 

반발하는 말레이시아 주재 北대사 - 17일(현지 시각) 밤 11시 30분쯤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루프의 한 병원에 나타난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 /AFP 연합뉴스
반발하는 말레이시아 주재 北대사 - 17일(현지 시각) 밤 11시 30분쯤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루프의 한 병원에 나타난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 /AFP 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 시각) 밤 11시 30분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는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 나타나 갑작스러운 심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빨간색 외교관 번호판을 단 벤츠 차량을 타고 나타난 강 대사는 격앙된 목소리로 "우리는 그(김정남)가 외교관 여권을 지닌 인물이자, 영사 보호 대상 인물이란 이유로 부검을 거부했지만 말레이시아 측은 우리의 허가나 입회 없이 부검을 강행했다"며 "우리가 입회하지 않은 부검 결과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강 대사는 "이는 기초적인 국제법과 영사법을 무시하는 행위로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우리 시민에 대한 법적 권리 제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말레이시아 측은 처음엔 북한 주민이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우리 대사관에 통보했다"며 "심장마비가 사인이라면 부검이 필요 없는데, 이는 우리를 속이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고도 했다.

책임을 한국에 돌리는 발언도 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정치 스캔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이용해 말레이시아가 적대 세력과 야합해 우리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북한 대사관 측은 김정남 피살 이후 김정남의 부검을 반대하며 화장을 요구했다. 이 요구가 먹히지 않자 이날 오후엔 강 대사가 말레이시아 경찰과 병원을 찾아 즉각 시신을 인도할 것을 요구했으나, 말레이시아 경찰은 거절했다.

현지에선 강 대사가 본국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강 대사 명함에 나와있는 연락처 통화 연결음은 영국 가수 캘빈 해리스의 '블레임(blame)'이다. '날 탓하지 마(Don't blame on me)'란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가 강 대사의 심경을 대변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0/20170220002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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