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우리 군(軍)의 김정은 ‘참수작전’ 발표 이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현지시찰 동선(動線)을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국정원장)에도 알려주지 않는 등 경호 및 보안을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김정은의 경호를 책임진 호위사령부(청와대 경호실 격)와 국가안전보위성(국정원 격) 등 공안기관들과의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의 대북소식통은 17일 “윤정린 호위사령관이 과거에는 김정은의 동선(動線)을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에게 미리 알려주었으나 지난해 한국군의 김정은 참수작전 선포 후 보안을 이유로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둘 사이(윤정린과 김원홍)에 티격 태격 언성을 높인 적이 한두 번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해 12월 초 김정은의 양강도 삼지연 방문 시 호위사령부가 김정은의 동선을 국가보위성에 알려주지 않았다”며 “김원홍 보위상이 ‘내 윤정린을 가만두지 않겠다’면서 화를 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호위사령부 호위처장 A소장이 윤정린 보위상에게 닦달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김정은의 경호는 3선(線) 체제로 운영되는데, 1선 근접 경호는 호위사령부, 2선 경호는 국가안전보위성과 인민군 보위국(기무사 격), 3선 외곽경호는 인민보안성(경찰청 격)이 맡는 구조다.

그런데 지난해 북한의 2차례 핵실험 강행 이후 우리 군에서 김정은의 참수작전이 거론되자, 김정은의 경호를 책임진 호위사령부가 3선 체제를 무시하고 경호사업을 독점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출·퇴근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것은 물론 국가안전보위성과 인민군 보위국·인민보안성에도 통보되지 않아 김원홍 보위상과 조경철 보위국장(기무사령관 격)·최부일 인민보안상(경찰청장 격)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했다.

탈북민 1호 박사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장은 “우리 군이 참수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김정은의 동선과 위치 파악”이라며 “김정은 스스로도 자신의 동선이 노출돼 피격될까 두려운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참수작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지난해 공개활동을 자제하고 평양지역 위주로 현지시찰을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지난 10일 공개한 김정은 공개활동 분석자료에서 “김정은의 지난해 공개활동 횟수가 132회로 전년(153회) 대비 1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지난해 5차핵실험(9.9)이후 美전략자산전개·한미연합훈련 등이 전개되는 시점인 9~10월간 (김정은의)공개활동이 전년대비 대폭 감소(28회→13회)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현지시찰도 주로 경호가 용이한 평양(61%)지역에 집중됐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김정은이 신변불안 증세가 커져 행사 일정과 장소를 갑자기 바꾸고 있다”며 “자신에 대한 '참수작전'의 구체적인 내용을 중점적으로 수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김정은이 지난해 12월 ‘60년 만의 대재앙’ 홍수 피해를 입은 함경북도를 방문하지 않은 것도 암살 위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 외무성 출신의 탈북민 A씨는 “김일성종합대학의 25층 건물에서 국가급 주요행사가 진행되는 금수산궁전이 보인다는 이유로 김정은이 20층 이상을 폐쇄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17/20170117028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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