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에서 활발한 스포츠외교를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응원과 관광 등으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 부위원장은 미셰우 테메르 임시대통령 등 브라질 고위 인사들과 환담했다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브라질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부패 스캔들로 직무정지됐고, 테메르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을 맡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오전 8시쯤 리우에 도착한 최 부위원장은 당초 IOC가 북한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진 시내 W 호텔이 아닌 시 외곽 S 호텔을 잡아 9일까지 투숙했다.

최 부위원장이 11일까지 머무는 이 호텔은 해안과 가까운 고지대의 좁은 2차선 도로 옆에 세워진 곳으로 주변에는 낡은 2~3층 상가와 주택 등이 밀집해 있다. 호텔 관계자는 이곳은 치안이 불안해 정부 의전 대상인 외국 귀빈은 좀처럼 이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숙박비는 평소 도심 호텔의 절반도 안 되지만 지금은 하루 1204헤알(약 42만원)로 비싸다. 올림픽을 맞아 각국 선수단과 취재진, 관광객 등이 몰리자 가격을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최 부위원장은 리우에 도착한 첫날 저녁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주최한 호텔 만찬에서 각국 IOC 위원 및 정상급 대표들과 악수하면서 담소를 나눴다. 이곳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잔니 지오반니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보였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만찬장에서 수많은 손님들과 가볍게 악수하면서 의례적인 인사를 했으나 깊이 있는 대화는 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선중앙방송은 최 부위원장이 만찬 다음날인 5일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과 회동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김정은 동지께서 테메르 임시대통령에게 보내시는 따뜻한 인사를 최룡해 동지가 정중히 전했다"며 "최룡해 동지는 브라질과 친선협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려는 우리 공화국 정부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또 테메르 권한대행은 "깊은 사의를 표하고 김정은 각하께 자신의 충심으로 되는 인사를 전해드릴 것을 부탁했다"면서 "브라질 정부가 조선과 친선협조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데 대해 강조했다"고 했다.

하지만 연합뉴스의 확인 결과 이 방송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

브라질 외교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나 주제 세하 외교부 장관이 이달 5일 최 부위원장을 만났느냐"는 질문에 "북한에서 부통령급 고위 인사를 파견한 것은 알고 있으나 테메르 권한대행 등과 접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허위보도는 북한 권력 서열 2인자가 올림픽이 열리는 서방권 국가를 처음 방문해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정상적인 외교 활동을 한다는 점을 인민들에게 선전해 외교·경제적 고립을 당하지 않고 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결의하고 미국이 인권유린 혐의로 김정은 위원장을 제재 대상에 포함하자 이번 올림픽을 외교의 지렛대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고 관광지를 구경다니는 것으로 주요 일정을 보내던 최 부위원장은 지난 9일엔 아침 식사도 거른 채 양궁과 다이빙 경기장으로 옮겨 다니며 북한 선수를 응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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