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이란 최고 통치권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와 면담하고 양국의 협력관계 증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달리 북핵(北核) 문제 등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테헤란의 최고지도자 집무실에서 가진 30분간 면담에서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슬람 지상주의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하는 이란에서 최고 지도자는 국정 전반에 통치 지배권을 행사하는 종신직이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이날 면담에서 "박 대통령의 역사적인 이란 방문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번 방문이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한·이란이 잘 협력하면 서로에게 많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앞선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란은 한국으로부터 진심으로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그동안 인재양성 교육과 낙후지역 개발, 과학기술 기반의 지식기반경제 등을 경제발전 과제로 제시한 점과 관련해 "이란 낙후지역 주민의 삶 향상을 위해 새마을 운동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국제제재와 전쟁 속에서도 우리 기업이 이란에서의 임무를 완수한 점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13명 직원이 사망하는 가운데서도 임무를 완수한 대림산업과 국제제재 속에서 이란에 남아 활동한 우리 기업 사례를 들면서 "수교 이후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양국이 긍정적인 교류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온 것은 유대와 신뢰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 양국 국민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국제 문제와 관련해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테러와 지역의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이를 더욱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한·이란 양국이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에서는 박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대통령 간 정상회담과 달리 북핵 문제 등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1989년 5월 이란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했던 만큼 일부에선 이번 면담 자체가 대북 압박외교에서 상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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