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17일 콘퍼런스 첫째날 '동북아 평화' 세션… 미리 보는 紙上 논쟁

"햇볕정책·제재, 北核 해결 못해… 北 내부의 변화 유도해야 한다"
"김정은 공포통치, 체제 허약 반증… 진지한 대화 상대로 볼 수 없어"
 

제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첫날인 17일 동북아 평화 협력과 관련된 세션들에는 한국국가전략연구원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미국 헤리티지재단 등의 외교 안보 싱크탱크들이 참여한다. 최고의 안보 전문가들이 북핵 문제와 미 대선 이후 한반도 정세를 놓고 격론을 벌인다. 콘퍼런스 개막에 앞서 참여 연사 12명을 대상으로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미 대선 이후 한반도 정책 변화는? =응답자들은 대부분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아시아 재균형(rebalancing)'으로 불리는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중시 정책과 대(對)한반도 정책이 큰 틀에서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주한 미군 철수까진 어렵겠지만 막대한 추가 비용 분담을 요구할 것"(안병준 KDI 교수 등)이라는 등 우려도 컸다. 반면 김숙 전 유엔 대사는 "카터 전 대통령이 주한 미군 철수를 공약하고도 실행하지 못했던 것처럼, 한반도의 전략적 가치와 관련된 정책은 아무리 미국 대통령이라도 혼자 흔들지는 못한다"고 했다.
 
 

대북 고강도 제재, 효과 있을까?=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제재 성공 여부가 중국의 의지에 달려 있는"(리처드 부시 브루킹스 동북아정책연구소장 등) 상황인데, 현상 유지를 원하는 중국은 북한 체제를 흔들 정도로 대북 압박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발비나 황 조지타운대 교수는 "국내외에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시진핑 주석은 북한 문제까지 떠안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결국 자기 체제의 '붕괴 가능성'을 무기 삼아 각종 지원을 받아낼 것"이라고 했다.

북핵, 새로운 접근법의 가능성은?=한국과 미국은 햇볕정책에서부터 고강도 제재까지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했으나 북핵 문제 해결에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새로운 접근법'을 묻자 많은 전문가는 "북한 내부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이상희 국가전략연구원장 등) 나데지 롤란드 미국 아시아정책연구소 국장은 "북한은 작년 비무장지대에서 한국군이 대북 방송을 하자 격하게 반발했는데, 이는 북한 사람들의 생각에 끼칠 영향이 두려웠기 때문"이라며 "외국에 나와 있는 북한 근로자들이 체제의 부패와 거짓에 눈을 뜨게 할 길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정은 정권은 대화 상대가 될 수 있나?="반대파 처형 등 공포 통치를 보면 김정은 정권은 여전히 취약한 것"(댄 트위닝 독일 마셜펀드 선임연구원,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김숙)이라는 의견이 많았으나, "일단 권력을 유지할 힘은 갖췄다"(리처드 부시, 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 발비나 황)는 취지의 분석도 꽤 있었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하고 신뢰하기 어려워 생산적인 협상이 가능한 상대는 아니다"는 데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다. 와타나베 쓰네오 도쿄재단 정책연구소장은 "김정은 체제는 아마도 허약하겠지만, 그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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