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로일로 골레즈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탈북자들의 망명 신청 사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상하(孫相賀) 주 필리핀 한국 대사는 '골레즈 국가안보보좌관이 개인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한국 대사관에도 자주 전화를 걸어오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손 대사가 17일 밤 기자들과 만나고 있는 동안에도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

특히 지난 16일 밤 한국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 이날 낮 탈북자들에 대해 1차 건강 검진을 했던 필리핀 의료진도 그가 특별히 보낸 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대사는 이날 그가 전화를 걸어오자 한국 정부가 이번 일에 대해 필리핀 정부에 감사해하고 있다는 뜻을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에게 전해달라며 감사의 뜻을 거듭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0...한편 필리핀 정부는 이런 사건이 앞으로 자주 일어날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사정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는 필리핀이 북한과 수교하기 전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며 '이번엔 필리핀이 한국의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자주 일어날 경우 필리핀이 어떻게 나올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들도 '이번엔 필리핀 아로요 대통령의 배려가 있었지만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자주 일어날 경우 어떻게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0...탈북자들의 건강 상태는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탈북자들 중 한 명이 약간의 고혈압 증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약을 먹은 뒤 금방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손 대사도 '그들은 아직 영양상태가 좋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특별히 건강이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0... 손 대사는 17일 밤 마닐라시 마카티가 한국대사관 근처 한국식당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나 '탈북자들은 내일 분명히 대한항공 편으로 한국에 가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는 지난해 장길수(18)군 일가족이 애초 대한항공 편을 이용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와 달리 아시아나 항공 편을 이용한 것은 '필리핀에 왔다가 바로 떠나는 바람에 일정이 급박하게 처리되는 과정에서 생긴 해프닝일 뿐'이라며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탈북자들이 비행기 안에서 앞쪽에 몰려 앉게 될 것이라는 일부 보도와 달리 '일반 승객들과 함께 섞여서 앉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0...17일 낮 아키노 공항 대한항공 사무실에는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늦게까지 남아 일하는 등 탈북자들의 출국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휴일에도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있기 때문에 출근하곤 한다'며 '하지만 내일 탈북자들이 서울로 가는 것 때문에 몇 가지 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0...탈북자들이 지난 14일 베이징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에 들어간 뒤 4일이나 지났지만 국내외 언론의 취재 열기는 별로 줄어들지 않은 채 계속 이어졌다.

필리핀 신문과 방송을 비롯, AP 등 주요 외신은 마닐라에서 필리핀 정부 관계자와 한국대사관 등을 상대로 취재에 열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연합뉴스는 물론 주요 신문.방송사가 지난 15일 탈북자들이 필리핀으로 도착되는 것과 동시에 마닐라에 기자를 파견, 취재.보도를 했으며 일부 방송과 신문은 16일과 17일 각각 기자를 마닐라 현지에 보내기도 했다.

한국 기자들은 대부분 18일 탈북자들과 함께 대한항공 편으로 서울에 돌아갈 예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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