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츠커상 수상한 세계적 巨匠 日 건축가 반 시게루 방한
DMZ 공중정원 프로젝트 설명

"북한에서 만난 건축가들도 자신이 만든 건축물을 보여주고 바깥세상 건축가와 대화하고 싶어 했습니다. 건축가로서 북한의 건축가들이 바깥세상과 교류하게 하고, 한반도의 통일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8일 서울을 찾은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坂茂·58)가 말했다. 그는 2014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세계적 거장.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포럼 '몽의 정원(夢의 庭園)―Dreaming of Earth'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포럼에서 그는 최근 몇 해간 설치미술가 최재은(62)와 함께 추진 중인 비무장지대(DMZ) 내 공중 정원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공중 정원 프로젝트는 강원도 철원 지역 비무장지대에 대나무와 천연 재료를 사용한 12㎞의 보행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반 시게루와 최재은 작가가 함께 만든‘공중정원’모형. 그는“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보행로를 지지해줄 수 있도록 충분한 대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진한 기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반 시게루와 최재은 작가가 함께 만든‘공중정원’모형. 그는“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보행로를 지지해줄 수 있도록 충분한 대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진한 기자[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반 시게루는 '난민을 위한 사회적 건축'으로 유명하다. 1994년 르완다 인종 대학살 때 유엔난민기구(UNHCR)에 종이로 만든 난민 수용소를 제안해 개발했고, 고베 대지진 때는 난민을 위해 '종이 대피소'와 '종이 교회'를 만들었다. DMZ 프로젝트는 분쟁·재난 지역에 대한 관심의 연장이다.

그가 DMZ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1년 북한 방문이라고 했다. "직접 북한 건축을 보고 싶어 몇 차례 시행착오 끝에 2001년 일본 불교계 인사들의 방북 때 끼어 북한에 갔다"고 했다. 당시 그는 평양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를 만나고 모델하우스까지 살펴봤다. "북한 건축가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일본에 초청해 심포지엄을 여는 걸 구상했지만 북·일 관계가 나빠져 무산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북한에 평화의 온기를 불어 넣는 공중 정원 프로젝트에 더 심혈을 기울인다고 했다.

그는 한·일 관계의 진전을 위해 "건축가로서 후쿠오카와 부산을 잇는 다리 건설을 제안하고 싶다"고 했다. "건축물을 함께 지으며 머리를 맞대다 보면 한·일 관계가 좋아질 것이며, DMZ 프로젝트 를 통해선 남북한 관계도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로 정치적인 대화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몸을 부딪치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훨씬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진다. 그게 건축의 힘"이라고 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작은 소원 하나를 꺼냈다. "도쿄에서 런던까지 직접 운전해 가는 걸 꿈꿔 왔습니다. 빨리 남북한이 하나가 되면 제 소원도 이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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