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부터 베이징(北京) 시내 주(駐)중국 스페인 대사관에서 ‘한국행’을 요구해 온 25명의 탈북자들이 15일 오후 중국을 떠났다. 이들은 이날 밤 늦게 필리핀에 도착하며, 필리핀에서 하루나 이틀을 묵은 뒤 16~17일쯤 한국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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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지난해 6월 장길수군 일가족 사건에 이어 중국 내 탈북자가 외교공관으로 피신하여 ‘제3국 추방’ 형식으로 귀순한 두 번째 사례로, 앞으로 재중(在中) 탈북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설명: 스페인 대사관 출발
중국 베이징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들어가 한국으로 보내줄 것으로 요구한 탈북자 25명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들이 15일 오후 대사관을 빠져나와 모처를 향해 가고 있다. /북경=AP연합

최병섭(52)씨 등 25명의 탈북자들은 이날 오후 1시3분(한국시각 오후 2시3분)쯤 중국 무장경찰의 미니밴 2대에 나눠 타고 대사관을 빠져 나와 베이징 수도 공항에서 중국 국내항공 편으로 중국 푸젠(福建)성의 한 도시로 향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국제선 민간항공기로 갈아탄 뒤, 이날 저녁 필리핀에 도착한다. 필리핀에서는 한국정부 관계자들로부터 건강검진과 신원확인 등 간단한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중국 출국과 필리핀 입국을 위해 베이징 주재 한국 총영사관측은 관례대로 이들에게 한국 국민임을 입증하는 임시여행증을 발급했다.
중국은 이들에 대해 1951년 난민협약이 규정한 ‘난민 지위’를 부여하지는 않았으나, 스페인 대사관 내에 오래 둘 경우 외교적 파장을 우려, ‘제3국 추방형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탈북자 가운데 1명은 건강이 좋지 않아 14일 오후 검진을 받았으나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는 15일 오전 전인대(全人大) 폐막 기자회견에서 “탈북자 25명의 신병처리 방안에 합의했다”고 말해, 제3국 추방 방침을 확인했다.
한편 한국 외교통상부의 이태식(李泰植) 차관보는 15일 오후 탈북자 25명의 베이징 출발 사실을 확인하면서,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중국과 스페인, 유엔난민담당관실(UNHCR) 등에 인도주의적 원칙 본인의사 존중 한국행 희망시 수용 등의 입장을 전달했으며, 15일 중국측으로부터 ‘제3국 출국’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히고, “중국과 스페인 등 관련 당사국들이 우리측 희망을 감안해 사건을 처리해준 점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이들의 서울 도착 시점과 관련, “아직 날짜가 결정되진 않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한국으로 데려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언급, 17일쯤 서울에 도착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北京=呂始東특파원 sdyeo@chosun.com
/朴斗植기자 ds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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