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김정은 제1비서의 이름인 ‘정은’과 그 부인의 이름인 ‘설주’를 일반 주민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정은’과 발음이 비슷한 ‘정운’과 ‘정훈’이라는 이름까지 못 쓰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RFA는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신생아가 태어나 동사무소에 출생신고를 하러 갔다가 ‘정운’이라는 이름과 ‘정훈’이라는 이름 때문에 등록을 못한 사람들이 여럿 있다”며 “정운이나 정훈은 글자 상으로는 정은과 엄연히 다르지만 이름을 빨리 발음하면 ‘정은’이라는 이름과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도 “출생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이름은 등록시켜주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이미 ‘정운’ 이나 ‘정훈’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아직 개명지시가 내려오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정운’과 ‘정훈’이라는 이름을 부르면서 이놈 저놈 한다든지 욕을 한다면 마치 ‘정은’이에게 막 대하는 말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에 발음이 비슷한 이름들(정운, 정훈)도 모두 개명하라는 지시가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북한에서는 “일성, 정일, 정은, 설주” 4개의 이름을 일반 주민들이 사용하지 못한다. 여기에 ‘정훈’과 ‘정운’이 추가되면 일반 주민들이 쓰지 못하는 이름은 6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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