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휘제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강사
조휘제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강사
최근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통일이 얼마나 절실하고 당위 명제인지를 알려주기 위한 통일 교육을 올해부터 학교 현장에서 강조해 나가겠다"고 했다. 모처럼 듣는 신선한 교육뉴스였다. 교육수장의 학교 통일 교육 언급은 통일한국을 이끌어 나갈 청소년들에게 튼튼한 안보관, 미래지향적인 통일관, 북한 실상(북한관)을 바로 알도록 하는 학교 통일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것은 현재 학교 통일 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초·중·고 가운데 얼마만큼의 학교에서 통일 교육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을까?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여러 일선 학교 교사와 통일 교육 설문 등을 종합해 볼 때, 전국 1만 1408개의 초·중·고 중 전국 통일 교육시범·연구학교(51개교)와 통일을 역사적 소명으로 삼아 교육하는 극히 일부 학교뿐이다. 이것을 전체 학교에 대비해 보면 0.5% 미만(0.00447%) 정도에 해당된다. 넓게 계산해도 1%가 채 안 된다. 학교 통일 교육의 현주소가 이렇듯 초라하다.

통일한국을 준비하고 이끌어가야 할 세대는 초·중·고 학생들이다. 그간 이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애국관, 국가관, 안보관, 통일관, 북한관 등을 심어주었는지 곰곰이 음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제대로 통일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면 기성세대 모두의 책임이다. 특히 교육 당국과 학교장, 교사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학교 통일 교육은 일회성, 형식성, 행사성, 전시용, 과시용, 임시방편용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학교와 학생이 함께해야 한다. 통일 교육연구·시범학교와 일부 학교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초·중·고 학교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학교장과 교사에게 통일 교육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야 한다.

특히 금년은 광복 70주년으로 그 의미가 크다. 그간 언론에 소개된 통일대박, 통일준비위원회, 남북대화 등의 통일 관련 내용들과 궤를 같이해서 교육부장관이 학교통일 교육을 강조한 것은 정말 시기적절하다. 신학기부터 학교통일 교육이 어떤 방식과 내용으로 전개될지 자못 궁금하다. 모든 초·중·고 교사, 학생 그리고 학부모, 사회, 정부 모두 힘을 모아 학교통일 교육 활성화 원년을 삼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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