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 주말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배우 송일국의 세 쌍둥이 아들 대한·민국·만세(2)가 등장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삼둥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아빠 송일국의 좌충우돌 육아일기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북한에서도 ‘삼둥이’는 국가적으로 환영을 받는다. 평양산원(산부인과)에 세쌍둥이 전문과가 따로 있을 정도로 세쌍둥이 임산부는 각종 특혜를 받는다. 북한 당국은 세쌍둥이가 태어나면 여자에게는 금반지, 남자에게는 은장도를 최고지도자 명의로 선물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평양산원에서 16일 평균 몸무게 1.98kg의 올해 첫 세쌍둥이(아들 1명, 딸 2명)이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임신부 김혜경 동무는 우리 당이 마련한 칠색송어탕과 칠색송어찜 등 영양음식들과 꿀을 비롯한 보약을 보장 받으며 90여일 동안의 입원생활을 보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삼둥이 출산은 불행한 인생의 시작으로 통한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당국에서는 새해 첫 세쌍둥이가 태어났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불행한 엄마가 또 생겼다'고 한다”며 "자식 한 명도 먹여 살리기 힘든 세월에 세쌍둥이를 키워야 하는 부모는 최악"이라고 말했다.

“세쌍둥이는 나라가 흥할 징조”라는 김일성의 한 마디 때문에 북한에서는 세쌍둥이에 대해 소학교 졸업까지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소학교까지는 국가에서 키워준다고 하지만 초급중학반이 시작되는 11세부터는 알아서 키워야 한다"며 사실상 육아의 부담을 부모가 떠 안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여성들은 쌍둥이를 임신하면 앞날을 생각해 병원에 뇌물을 주고 낙태나 중절수술을 한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북한 소식통은 "살기가 어려워 갈수록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당국은 출산장려만 하지 말고 실질적인 육아정책과 생활안정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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