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달러화는 ‘수령님보다 위대한 존재’로 유통되고 있지만 낡아버린 달러화 지폐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일 보도했다.

북한에서 달러화는 공식적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고, 북한 외부로 반출도 금지돼 있어 아무리 낡아도 새 지폐로 교환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RFA는 낡은 달러화 지폐는 화폐가치가 떨어진다고 전했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조선 사람들에게는 수령님, 원수님보다 더 위대한 것이 달러화”라며 “달러는 외부반출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어 마치 조선이라는 흐르지 않는 연못에 갇힌 물처럼 낡아 빠지게 되어있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들이 달러화를 입수하는 통로는 중국이다. 중국을 방문하는 주민들은 위안화를 1500위안까지 가지고 나올 수 있지만 달러화 반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결국 지인들의 부탁을 받아 당국 몰래 갖고 나온 귀한 화폐라는 것이다.

달러화 지폐는 낡은 정도에 따라 가치가 달리 평가되기도 한다고 RFA는 전했다. 같은 액면이라도 새 돈이냐 헌 돈이냐에 따라 환전 비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같은 100달러짜리라도 환전상들이 새로 나온 지폐는 조선 돈으로 1000원 가량을 더 쳐 주지만, 반대로 헌 지폐는 낡은 정도에 따라 얼마씩 감하고 바꿔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낡은 지폐는 누구도 받기를 꺼리기 때문에 화폐로서의 기능을 못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달러화 지폐 중 사용빈도가 높은 20달러 이하 지폐의 수명은 30개월 미만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 수중의 낡은 달러화가 미연방준비은행(FRB)에 들어가 새 지폐로 태어날 확률은 매우 희박하며 대부분 북한 내에서 생을 마감할 것이라고 대북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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