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내년 5월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2차대전 전승 70주년 기념식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초대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28일 러•일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초대했으며 김정은과 아베가 모두 참석할 경우 동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본은 우크라이나 정세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진행하고 있어 관계 소식통은 “현시점에서는 아베가 초대해 응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는 아베가 판단할 것이다”고 밝혔다. 아베는 11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러•일 정상회담에서 내년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기 위해 준비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아베의 전승 기념식 참석 여부가 푸틴의 일본 방문이나 북방영토 문제 교섭 진전에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신중히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참석 여부와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우샤코프 대통령 보좌관이 22일 그가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견해를 시사한 바 있다.

관계 소식통의 말에 따르면 올해 여름 이후 러시아의 초대장이 아베에게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에 개최된 전승 60주년 기념식에는 러시아의 초대를 받고 노무현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일본 총리,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그리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한 바 있다.

이번에도 러시아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등을 초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할 공산이 크다.

아베는 10월 “납치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는 자세를 전달하기 위해 일본 정부 대표단을 평양에 파견한 바 있다. 이 조사단은 김정은과 직결되는 것으로 알려진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에게 납치피해자 등의 재조사를 신속하게 시행하도록 요구했다.

관계 소식통은 북•일 정상의 접촉에 대해 “재조사가 진전된 상황일지와 우크라이나 정세 등에 따라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편입하려 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과의 협조를 중시해 대러 제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올해 가을로 전망되던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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