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노래 ‘뵙고 싶어’를 금지곡으로 정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뵙고 싶어’는 지난 1990년대 초 ‘보천보 전자악단’에서 창작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찬양가요로,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노래를 금지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RFA는 북한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병사들이 가사를 왜곡해서 부르는데다 이 노래를 통해 현 김정은 정권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26일 RFA에 따르면, 북한 인민국 총정치국은 최근 ‘뵙고 싶어’를 부르는 것을 금지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군인들 사이에서 말썽 많았던 노래 ‘뵙고 싶어’가 금지곡으로 선정됐다”며 “가사를 왜곡해서 부르는 것뿐 아니라 노래 자체를 부르지 못하도록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 노래의 제목인 ‘뵙고 싶어’는 군인들 사이에서 ‘배고프다’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김정은은 그동안 사찰한 군부대에만 물고기를 선물해 왔다. 이 때문에 군인들이 ‘뵙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들도 다 같은 군인들인데 물고기를 공급하려면 똑같이 공급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종의 반항이라는 것이다.

또 군인들이 모임이나 여가시간에 집단 광기를 부리며 ‘뵙고 싶어’를 부르는 것은 과거 권력인 김정일에 대한 찬양 형식을 빌려 김정은 정권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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