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 보도
"카타르 건설현장에 2800명… 번돈의 90%는 北지도층으로
北에 가족 볼모… 도망도 못가"
-北주민들, 그래도 해외로
'쌀밥·고기 먹을 수 있다' 자원… 김정은 집권 이후 2~3배 증가
월급은 北정부 계좌로 들어가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8일 이곳 현장 르포를 통해 "잠깐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자정이 되도록 일하지만 월급의 90%를 당 지도부에 바쳐야 하는 북한 인부가 카타르 건설 현장에만 2800명에 이른다"며 "세계를 무대로 노예제를 운영하는 북한 정권을 카타르 정부가 후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12일 "카타르 월드컵 현장은 노동 착취를 바탕으로 건설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해외 근무는 북한 사람들에게 선호도가 매우 높다. 그나마 해외에선 쌀밥과 고기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해외 근로자 수는 2~3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에 벌목공과 건설 인부로 2만명이 나가 있고, 나미비아·콩고민주공화국·리비아 등 아프리카 건설 현장에도 7000여명이 있다. 해외 근로자들은 1990년대 초반까지는 직접 월급을 받았으나 이후 대북(對北) 제재가 심해지고 북한의 경제난도 가중되면서 급여를 북한 정부가 자체 계좌로 직접 송금받는 식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북한의 인권유린 상황이 최근 유럽에서 정부·의회·언론을 통해 부쩍 자주, 심도있게 알려지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일본과 함께 북한 인권 결의안을 작성해 유엔 총회에 제출했다. 이탈리아의 에밀리아 가토 참사관은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결의안 제출 이유를 밝혔다.
북한 내 인권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탈북자의 강연도 잇따라 열고 있다. 영국 의회는 지난달 29일 탈북 여대생 박연미(21)씨를 초청해 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한 증언을 청취했다. 박씨는 최근 노르웨이에서 열린 '오슬로 자유포럼'에서도 강연했다. 탈북자 인권 단체인 엔케이워치는 14일 스페인의 비정부기구(NGO)인 '엘 세르 크레아티보'의 초청으로 마드리드에서 강연회를 여는 데 이어 17~18일 스위스 인권 단체와 함께 제네바에서도 기자회견과 인권사진전을 개최한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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