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전략의 차이..하이운용은 통일준비단계 수혜업종 집중
신영운용은 통일 '이후' 높은 성장성 예상되는 종목에 주목

부산문화회관 잔디광장에서 부산지역 자전거 동호인 100여명이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제막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News1 2014.10.24/뉴스1 © News1
부산문화회관 잔디광장에서 부산지역 자전거 동호인 100여명이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제막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News1 2014.10.24/뉴스1 © News1
자산운용업계가 올해 처음 선보인 통일펀드의 수익률이 운용전략에 따라 완전히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C-F'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8.79%로 나타났다.

이 펀드는 지난 5월 설정 초기만 해도 수익률이 3%대에 머물렀지만 우등생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인 -5.26%와 비교해도 꽤 우수한 성적이다.

경쟁상품인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C1형'은 같은 기간 수익률이 -9.19%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3월 국내 최초 통일펀드로 설정된 이 펀드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0%에 육박하는 고수익률을 올렸지만 몇 달새 상황이 역전됐다.

두 펀드의 수익률이 갈수록 차별화되는 까닭은 각 운용사가 고수하는 운용전략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하이운용은 통일과정을 남북경협 확대부터 통일 준비, 초기, 완성 등 4단계로 나눠 시기별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을 발굴하기로 했다. 현재는 남북경협의 확대와 통일준비를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한국전력, SK텔레콤 등 인프라 기업이나 노동집약적 경공업, 대북지원을 위한 제약, 바이오업체를 주로 편입했다.

김영진 하이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는 "시장이 하락했음에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닌 이유는 통일이라는 큰 명제 하의 단계별 투자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라며 "향후에도 통일 초기를 염두한 전략 종목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운용의 통일펀드는 통일 '이후'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종목에 주목했다. 전기전자, 서비스업, 운수장비, 화학 등이 핵심 편입 업종이다. 상위 투자종목은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한솔제지, 한국가스공사, KB금융, 포스코, 기아차 등이다.

삼성전자와 KB금융, 포스코, 기아차 등은 실적 우려와 경영 불확실성 같은 개별 이슈로 인해 최근 하락폭이 크던 대형주들이다.

신영운용은 중소형주 강세로 대형주가 소외된 틈을 타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찾겠다는 취지로 이들 종목을 샀다. '장기 가치투자'라는 자신들의 운용철학을 통일펀드에도 똑같이 적용한다는 의도다.  

지난 6월 마지막으로 통일펀드 대열에 합류한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우리겨레통일증권자투자신탁[주식]A'은 3개월 수익률 -3.27%를 기록했다. 다만 기존 중소형 펀드에 운용보수 일부를 통일관련 기관에 기부한다는 취지만 더한 것이라 운용전락 측면에서는 통일과 거리가 있다.

한편 이달 초 인천 아시안게임 마지막날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방한하면서 해빙 조짐을 보이던 남북관계는 한국 보수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다시 얼어붙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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