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 결과 특전사 병사들에게 지급된 방탄복이 북한군 총탄에 관통되는 등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방부는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방탄복을 회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22일 제기됐다.

이같은 사실은 국회 국방위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초선·비례)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전력지원체계 획득·관리 실태에 관한 감사원 감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전사에 보급된 2062벌의 다기능 방탄복이 북한 개인화기(AK-74)에 '완전 관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또 "군이 방탄복 성능 자체 시험 결과를 축소·은폐한 의혹도 있다"고 했다. 지난 2009년 4월, 특전사 예하 부대인 제3여단 정찰대와 제707대대 두 곳에서 방탄복을 시험 운용했고, 제707대대에서 "총탄을 방호할 수 없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특전사는 제707대대의 보고는 빼고, '적합' 의견을 낸 제3여단 정찰대의 보고만 인용해 2011년 4월~2012년 12월까지 A 방산업체로부터 13억원어치(2062벌)의 방탄복을 구입했다.

군은 감사원 감사 이후에도 문제의 방탄복을 계속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2012년 첫 감사에 이어 재감사(2013년) 결과에서도 A 방산업체의 방탄복이 북한군 개인화기인 AK-74에 관통된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국방부가 감사원 지적에도 불량 방탄복을 회수·폐기하지 않고 현재도 사용하고 있다"며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은폐한 의혹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AK-74에 뚫리지 않는 신형 방탄복을 보급 중"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