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역도는 왜 강할까.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역도를, 그리고 세계를 들어올렸다. 북한 선수들은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세계를 들어 올렸을까.

북한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2일까지 금 3개와 은 1개를 따내며 역도 강국임을 증명했다. 특히 남자 역도에선 금메달 2개와 함께 세계신기록 2개, 대회신기록 1개을 쏟아내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북한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역도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쓸어담으며 역도 강국임을 각인시켰다. 엄윤철이 지난 20일 금메달을 따낸 뒤 환한 얼굴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이명수 서울 종로구청 여자 역도 감독은 이런 북한 저력의 원동력에 대해 "북한의 정치 체제와 역도에 대한 투자와 훈련 체계"를 꼽았다. ⓒNews1스포츠 DB
북한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역도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쓸어담으며 역도 강국임을 각인시켰다. 엄윤철이 지난 20일 금메달을 따낸 뒤 환한 얼굴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이명수 서울 종로구청 여자 역도 감독은 이런 북한 저력의 원동력에 대해 "북한의 정치 체제와 역도에 대한 투자와 훈련 체계"를 꼽았다. ⓒNews1스포츠 DB
북한 역도가 대회 첫날부터 사흘 연속 금메달을 휩쓸고 있다. 북한 선수들의 ‘힘’ 앞에 라이벌들이 주눅 들 정도였다. 역도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대한역도연맹 순회 코치를 거쳐 현재 서울 종로구청 여자 역도팀을 지도하고 있는 이명수 감독은 북한 역도의 저력에 대해 “북한의 정치 체제가 북한 역도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산국가인 북한에서 신분 상승의 길은 한정돼 있다. 세계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것은 가장 빠른 신분 상승의 길”이라며 “북한인들에게 있어 평양에서 산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이런 부가 주어진다. 생계의 보장을 넘어 부와 명예까지 모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 선수들은 세계 대회나 국제 대회에 더욱 이를 악물고 나선다”고 설명했다.

역도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과 훈련 체계도 북한의 역도를 세계 최강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지적했다.

이 감독은 “역도는 하루 아침에 되는 종목이 아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오랫동안 투자해야 빛을 낼 수 있는 종목”이라면서 “우리나라도 과거엔 투자를 아끼지 않아 장미란과 같은 대 스타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비인기 종목에 대한 투자가 적어지면서 유망주가 있어도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이 금메달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한국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메달권 밖을 맴돌았다. 역도에 대한 무관심은 낮은 투자로 이어지고, 이는 선수들의 성적에도 영향을 미치며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감독은 “투자가 부족한 현실에서 유망주들이 제대로 크기가 어렵다”며 “역도와 그 외의 비인기 종목에도 투자와 관심을 가져 달라”는 부탁의 말을 남겼다.

북한의 역도 간판 스타 엄윤철은 지난 20일엔 남자 56kg급 용상에서 170kg을 들어 세계신기록을 세우면서 금메달을 따냈고, 21일엔 김은국이 남자 62kg급 인상에서 154kg로 12년 만에 세계신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김명혁이 22일 남자 69kg급 인상에서 160kg을 번쩍 들었다. 1998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16년 만에 대회 신기록을 새로 썼다. 김명혁은 합계 342kg를 들고도 중국의 린칭펑보다 몸무게가 더 나가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이날 리종화는 여자 58kg급에서 인상 102kg 용상 134kg 합계 236kg으로 정상에 올랐다.

결국 북한 역도는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다는 동기 부여, 장기적인 지원과 체계적인 훈련, 선수들의 투지 등이 함께 어우러져 강한 힘을 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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