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중국 수출에서 자원 비중이 줄고 섬유제품이 증가하면서 교역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한덕수)는 23일 북경지부가 최근 북중 교역동향(중국 무역통계 기준)을 분석한 결과 2010년 11억9000만달러였던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이 지난해 29억1000만달러에 도달, 연평균 34.7%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북한의 중국에 대한 만성적인 무역적자는 변함 없지만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대중국 무역적자폭이 2012년 9억600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7억2000만달러로 줄었고 올해는 6억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 증가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섬유제품 수출액의 급증세다. 2010년 1억9000만달러에 머물렀던 섬유제품 수출액은 올들어 7월까지 4억1000만달러에 이르면서, 전체 대중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0%에서 26.3%로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올들어 40%를 웃도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섬유제품수출액은 연말에 8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며, 이는 2010년 이후 섬유제품의 대중국 수출이 4배나 늘어나는 셈이다.
북한의 대중 섬유제품 수출 급증은 저렴한 인건비로 인한 원가경쟁력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력난이 심각한 중국 섬유업체들은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완제품을 받는 가공무역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인 지린성 훈춘시의 근로자 임금이 월 2700위안(약 46만원)인데 북한 노동자는 1500위안에 불과해 40% 이상 저렴하다.
실제로 2013년에 지린성내 4개 기업이 1500만벌(1억4000만달러 상당)의 의류를 북한에 원부자재로 공급하고 완제품을 받는 위탁임가공무역에 나섰다. 이달들어 랴오닝성 단동소재 5개 기업도 연간 1000만벌(1억달러 상당)에 대해 동일한 무역방식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일부 중국기업들은 나진선봉지역에 직접 진출해 북한 인력을 활용한 임가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한의 대중국 수출을 선도해온 자원분야 수출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2011년에 자원분야 수출비중은 71.4%에 도달했으나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하락, 올 7월까지 60.7%로 내려앉았다. 특히 석탄, 철광석, 선철 등은 두자리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 최용민 베이징지부장은 "북한은 석유와 소비재 수입을 위해 그동안 자원류 수출에 집중해 왔다"며 "그러나 향후 중국과 북한간 임금격차가 커지고 중국내 인력난도 심화되면서 노동집약 분야를 중심으로 북한의 대중수출 기조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