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토드 밀러(CNN 인터뷰 영상).© News1 2014.09.14/뉴스1 © News1
매튜 토드 밀러(CNN 인터뷰 영상).© News1 2014.09.14/뉴스1 © News1

북한이 억류 미국인 매튜 토드 밀러의 재판 과정과 내용을 뒤늦게 상세히 공개하면서 "응당한 법적심판"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존엄높은 우리 공화국을 감히 걸고드는 자들은 그가 누구이든 징벌을 면치 못한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상보'에서 "밀러의 행위는 현 미 행정부의 반공화국 인권모략책동에 편승하여 우리 법기관에 의도적으로 단속된 다음 감옥에 직접 들어가 인권 실태를 내탐하여 세상에 공개할 목적 밑에 고의적으로 감행한 범죄행위라는 것이 밝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신은 "입국수속과정에서 관광사증을 찢으며 난동을 부리다가 해당기관에 단속된 밀러에 대해 공화국 최고검찰소는 체포영장을 발급하고 형법에 따라 형사책임을 추궁한 다음 구속처분했다"며 노동교화형 6년이 선고된 지난 14일 재판이 적법 절차에 따른 것이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재판 당일인 14일에는 "밀러에게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만 짧게 밝혔을 뿐 죄목이나 선고 배경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통신은 이어 "밀러는 자신의 몸값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에 '미국정부의 자료를 빼내려고 시도하다 적발돼 피난처를 찾고 있으며 스노우덴처럼 자료를 공개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을 쓴 수첩을 사전에 준비했다"며 망명을 원하는 사람인 것처럼 가장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밀러는 감옥에 들어가면 노동교화 중에 있는 미국인 케네스 배를 만나 그를 석방시키기 위한 교섭을 하려고 했으며 석방된 다음에는 케네스 배와 함께 우리의 인권실태를 폭로하는 산증인이 되려고 망상했다고 토설(자백)했다"고 했다.

배씨는 지난 2012년 11월 방북했다가 북한에 억류돼 지난해 4월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다.

상보는 "문제는 밀러의 범죄행위가 미 국무장관 케리를 비롯한 위정자들이 우리의 로켓 발사를 거들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해 감히 '악의 나라'라며 인권문제에 대해 떠들어대는 것과 때를 같이해 감행된 것"이라며 "밀러의 범죄는 우리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고 우롱"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 행정부의 위정자들은 도적이 매를 드는 격으로 우리의 법적처리의 정당성을 시비중상하면서 부당한 인권문제를 들고 미국인의 범죄를 덮어보려고 획책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사는 위임에 따라 미국인 범죄사건의 진상을 공개한다"고 재판 과정과 내용을 뒤늦게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밀러의 판결과 관련, "북한이 미국 시민권자를 볼모로 삼고 있다"고 잇따라 비난한 바 있다.

북한은 밀러와 케네스 배 외에 또다른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도 억류 중이다. 파울은 북한 호텔에 성경을 둔 채 출국하려 했다가 지난 5월 억류됐다. 파울에 대한 재판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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