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진
서경진

 북한이 18일 화성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파키스탄을 2대0으로 완파했다. 전반 40분 서경진이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22분 정일관이 추가 골을 넣었다.

1차전에서 중국을 3대0으로 물리쳤던 북한은 2연승 하며 승점 6점을 확보, 남은 중국―파키스탄전 결과에 관계없이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A~E조는 4팀씩으로 이뤄졌는데, F~H조는 3팀씩이라 조별리그는 2경기만 치른다. 북한은 오는 26일 E조 2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 남자팀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50위이다. 이란(44위), 일본(48위), 한국(63위)보다 한참 떨어진다. 국가대표팀 간 A매치를 자주 치르지 않아 전력이 드러나지 않은 편이었다. 이번엔 2013 톈진동아시아대회 우승 멤버와 지난 1월 오만서 열렸던 AFC(아시아축구연맹) U-22 챔피언십에 나섰던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리혁철과 서현욱이 4-4-2 전술의 '투톱'으로 나서는데, 선수들의 공격·수비 가담이 활발하다. 스위스에서 뛰는 공격수 박광룡(FC 파두츠)이 소속팀 경기 일정 때문에 아직 합류하지 못하고 있지만 짜임새가 탄탄하다. 윤 감독은 "박광룡이 들어오면 공격이 강화되므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토너먼트에서는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집권자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축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A조의 한국(승점 6점)은 21일 라오스와의 조별리그 3차전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이변이 없는 한 조 1위가 유력하다. 한국과 북한이 토너먼트에서도 승승장구하면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한국과 북한은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연장전까지 득점 없이 승패를 가리지 못해 우승을 나눠 가진 적이 있다. 한국은 1986년 서울대회 금메달 이후 28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북한은 1990년 베이징대회에서 2위를 하고 나서 입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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