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수도 평양 대부분 지역에서 최근 3일 동안 대규모 정전이 있었으며, 이 때문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긴급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전기 부족으로 평양시 중구역을 제외한 선교구역과 대동강구역을 비롯한 대동강 이남 지역은 9월초에 3일 동안 정전이 되었다”며 “수백만 시민이 일대 혼란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정전이 되자 전기밥솥이 무용지물이 되고, 휴대전화를 충전시키지 못한 주민들은 전화통화도 못할 정도”라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또 그는 “평양시에 있는 전차도 노상에 방치돼 있고, 대부분 직장인들과 여대생들은 걸어서 출퇴근·등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인 평양에서조차 3일 동안 전기공급이 중단된 건 김정은 정권들어 처음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김정은이 “평양시만은 전력공급을 하라”고 긴급 지시했고, 평양시는 하루 3시간쯤 전기 공급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압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력 부족 사태는 가뭄 때문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북한 수력발전소는 북한 전체 전력 생산의 62.8%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방은 평양보다 사정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지역의 한 소식통은 RFA에 “1주일 동안 내내 정전이 되었다”면서 “지독한 가뭄 때문에 조명용 전지도 충전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장마당에서는 12V 태양열 충전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주민들은 가정용 전자제품과 조명전지도 모두 12V짜리로 교체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