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여대생들이 술을 마시고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큰 사고를 낸 이후 북한 당국의 여성의 생활문화와 관련한 집중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자강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8월 초 평양컴퓨터기술단과대학 여학생들이 면허도 없이 음주 상태로 전동자전차(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 마주 오는 자동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고 4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 사고로 자동차를 피하지 못한 일부 여학생들이 사망했다”며 “살아남은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음주사실이 밝혀졌고, 불법 컴퓨터 도박과 마약까지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사건이 중앙당국에 보고되면서 여성들의 생활문화(윤리도덕)에 대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들어 여성이 오토바이를 직접 운전할 경우 당국이 벌금 30만원과 함께 오토바이를 회수한다"며 "젊은 여성들이 오토바이 운전 자격도 없이 술을 마시고 떼를 지어 타고 다니며 사회질서를 위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과거엔 (북한 당국이) 죄를 지은 여성들에게 많은 관용을 베풀었지만, 앞으로는 여성들의 범죄행위도 엄격히 다루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범죄행위 외에도 전반적인 생활문화에 관한 제재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RFA는 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8월 중순부터 각 공장과 기업소 종업원들을 상대로 “조선 여성의 품위가 돋보이게 사회주의 생활문화를 철저히 준수하자”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여성 관련 선전선동 자료가 수차례 내려왔다. 북한 당국은 선전선동 자료를 통해 “지금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술, 담배, 도박, 마약, 매음행위들과 타협 없는 투쟁을 강하게 벌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양강도의 소식통은 "길거리에서 노동자 규찰대가 여성의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단속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