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종교·문화계 등에서 출정식 응원메시지 쏟아져]

정진석 추기경 "한국인 모두에 느슨했던 통일 염원 되살려줘"
자승 총무원장 "유라시아길 거쳐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 돋아주길"

 "통일은 포기해야 할 어려운 과제가 아니라, 반드시 이뤄야 할 우리 삶의 현실임을 깨닫게 해준 것에 감사합니다."(정진석 추기경)

"가자, 가자! 바퀴는 굴러간다. 우랄을 넘고 바이칼을 건너서."(김훈 소설가)

13일 독일 베를린에서 출발한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원정대'에 사회 각계각층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응원은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1만5000㎞를 달리는 대장정이 갖는 평화의 메시지, 도전의 의미를 한층 부각하면서 원정대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고 있다.

유라시아 번영과 한반도 통일의 꿈 담아주길

"손기정 선수의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은 우리 민족 근현대사에 첫 세계적 성과였다. 78년 만에 그곳 베를린에서 다시 출발하는 뉴라시아 대장정이 세계와 한반도 평화에 큰 걸음이 돼 주길 바란다."

 
 
고(故) 손기정 선수의 외손자인 이준승 손기정재단 사무총장은 이번 원정을 보며 외할아버지의 여정을 떠올렸다. 당시 24세였던 손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하러 2주 동안 열차를 타고 만주, 시베리아를 지나 베를린까지 갔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뉴라시아 원정대를 "유라시아 평화를 만드는 개척자" "한반도 통일의 꿈을 알리는 전령사"로 표현했다. 류 장관은 "실크로드의 역사를 달려온 바퀴가 남북의 경계선마저 허물어뜨릴 그날을 기대하면서 마음으로나마 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이번 원정이 세계를 향해 남북 간 화해·공존에 대한 한민족의 강한 염원을 알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응원했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전국 14만 기업인과 한마음으로 대장정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구자열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은 "1만5000㎞의 여정 내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도전 정신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종교·연예계도 "뉴라시아 파이팅!"

뉴라시아 원정 앞에서는 종교계도 한목소리를 냈다. 자승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은 "대장정 출발을 축하한다"며 "우리 민족의 고대·근현대사를 아우르는 길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기운을 돋우는 대장정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천주교 추기경은, 1955년 북한 유학생과 결혼했다가 6년 만에 남편을 북한으로 보내고 사별한 구(舊) 동독 출신 레나테 홍(77) 할머니의 사연〈본지 12일자 A1면〉을 되새겼다.

정 추기경은 "13일 베를린 출정식에 참석한 벽안(碧眼)의 여인이 보여준 용기는 기구한 운명의 역사를 살아가는 한국인 모두에게 '포기'란 단어 자체를 잊게 한다"며 "(북한 남편 묘비에 아들들의 이름을 새기고 싶다는) 그녀의 간절한 바람은 민족 전체의 간절한 염원이며, 느슨했던 우리의 통일에 대한 자세에 경종을 울려준다"고 말했다.

축구 국가대표로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뛰고 있는 구자철은 "베를린에서 서울까지 상상이 되지 않는 거리인데, 이렇게 많은 분이 유라시아 평화를 위해 도전한다니 존경스럽다"며 "비록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나마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파이팅을 외쳤다.

탤런트 최강희는 "힘차고 안전한 라이딩이 될 수 있기를"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뮤지컬 배우 정성화는 "뉴라시아 원정대가 평화가 절실한 세상에 작지만 의미 있는 빛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원코리아 뉴라시아 특별취재단]

이광회 부국장(원정단장), 오태진 수석논설위원, 주용중 정치부장, 조정훈 스포츠부장, 배성규 정치부 차장, 임민혁 정치부 기자, 진중언 산업1부 기자, 최형석 경제부 기자, 전현석 정치부 기자, 곽창렬 사회부 기자, 박승혁 경제부 기자, 석남준 베를린 특파원, 양모듬 국제부 기자, 윤형준 디지털뉴스부 기자, 김승재 사회부 기자, 장경혜·최민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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