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2013년 2월)과 이에 대한 중국의 대북 제재 등으로 냉각된 북·중 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는 중국 외교부 웹사이트마저 북한을 홀대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 사이트의 '중요 뉴스' 난(欄)에는 12일 현재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최근 미얀마에서 열린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기간에 진행한 양자 회담 17건이 발표문 형태로 올라와 있다.〈사진〉 이 중 북한 리수용 외무상과의 회담 소식을 전한 발표문만 유독 짧다. 72자로, 발표문 17건의 평균(330자)에 크게 못 미친다. 내용도 두 사람이 만나 "공동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게 전부이고 구체적 내용은 없다. 다른 회담국들과 비교하면 미국(564자), 인도네시아(505자), 한국(461자), 베트남(430자), 인도(394자), 호주(369자) 등이다. 브루나이(336자)나 방글라데시(276자) 것도 북한 것보다는 3~4배 길다. 북한 다음으로 짧은 나라는 일본(108자)이다. 외교 소식통은 "요즘 중국과 관계가 껄끄러운 두 나라의 발표문만 유난히 짧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중국 외교부의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11일 ARF에 참석한 리수용 외무상의 소식을 전하면서 왕이 부장과의 만남만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은 또 지난 3일 중국 윈난에서 발생한 강진(强震)으로 막대한 피해가 났는데도 1주일 넘도록 위로 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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