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최병화

14세 때 마라톤을 하기 위해 월남했던 최윤칠 선수의 손자 병화씨는“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무사히 원정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오종찬 기자
14세 때 마라톤을 하기 위해 월남했던 최윤칠 선수의 손자 병화씨는“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무사히 원정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오종찬 기자
전 구간 대원인 최병화(23)씨는 철인(鐵人)들로 구성된 원정대에서도 '인간 흉기'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그는 연세대 체육교육학과에 재학 중인 조정(漕艇) 선수다. 지난 2일 열린 전국대학조정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연세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올여름 조정과 사이클 훈련을 병행하면서 근육질 몸이 더욱 검게 그을린 데다 손바닥은 솥뚜껑처럼 두툼하다. 오른쪽 팔뚝엔 '養正義塾'(양정의숙·양정고의 옛 이름)이라는 문신이 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총학생회장을 맡으면서 모교의 전통을 잊지 않고 싶어 문신했다"고 설명했다. 군 생활은 해병대 특수수색대에서 했다.

최씨는 "이번 원정대에 선발됐을 때만 해도 자전거만 잘 타자고 생각했는데, 할아버지 덕분에 이젠 통일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1950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3위를 하고 1960년 로마올림픽 한국선수단 기수를 지냈던 육상계 원로 최윤칠(86)씨의 손자다. 최윤칠씨는 14세 때 마라톤을 하기 위해 가족과 고향을 뒤로하고 홀로 월남(越南)했다. 최씨는 "원정대에 선발되자 할아버지께서 '통일을 위해 그렇게 먼 길을 달리다니 정말 대견하다'며 흐뭇해하셨다"고 말했다.

최씨는 "긴장된 남북 관계가 봄눈 녹듯 풀려 원정대가 북한 땅을 가로질러 판문점을 통해 서울로 들어갈 수 있다면 가장 큰 선물이자 효도가 될 것 같다"며 "할아버지를 위해 무사히 원정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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