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2일 남북고위급접촉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14.2.12/뉴스1 © News1
지난 2월 12일 남북고위급접촉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고 있다. (통일부 제공) 2014.2.12/뉴스1 © News1

정부가 오는 19일 제2차 남북고위급접촉을 열 것을 제안한데 대해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북측은 일단 한미합동군사훈련 일정 등을 고려하며 남측의 제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남측 제안을 받아들일지를 두고 가장 신경을 쓸 부분은 아무래도 이달 중순 예정된 한미군사훈련(을지프리덤가디언·UFG) 일정일 것으로 보인다.

남측이 제안한 19일은 이 훈련 일정과 겹친다.

한미훈련 기간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질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북한이 훈련을 비난하며 훈련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점은 이번 고위급접촉 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지난 2월에도 이미 남북이 합의한 이산가족상봉행사를 앞두고 행사 일정과 이틀이 겹친 '키 리졸브' 한미군사훈련 일정을 연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다.

그만큼 북한 입장에선 남북 간 대결의 상징으로 간주하는 한미훈련과 대화를 동시에 병행하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이에 따라 북한 입장에선 크게 봐서 두가지 선택지가 앞에 놓인다.

남측이 제안한대로 19일 고위급접촉을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한미훈련과 관련한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

다른 하나는 한미훈련이 종료된 날짜를 골라 역제안하는 것이다.

다만 북측이 어떤 시기를 고르건 간에 결국 이번 대화 제의에는 응할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인천 아시안게임(AG) 선수·응원단 파견 방침을 밝히며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을 공언해오고 있는 점에서 우리측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또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등과 관련한 남측의 최근 태도를 확인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북한이 군사훈련을 빌미로 대화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한미훈련은 정당하고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이런 점을 알고 있는 북측도 남북 간 긴장과 경색 국면을 벗어나는 게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이 일단 북측으로 넘어간 만큼 북한 입장에선 광복절까지 선명한 대답을 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남북고위급 접촉 제안이 사실상 광복절 계기 남북관계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북측 입장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의 대북 메시지를 듣고 난 뒤에 반응을 보여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광복절 이후엔 한미훈련이 시작되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 훈련 개시 이전에 고위급접촉과 관련한 일정한 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측 입장에서 한미훈련 일정을 고려해 이런 저런 다른 제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남북 간 대화 필요성에 양측 모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번 광복절 전후 남북관계의 흐름은 '대화'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