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한국 선수단장을 맡은 박순호(68) 신임 단장이 이번 대회를 통해 남북한 체육의 화합의 장을 만들고 싶다는 취임 관련 포부를 밝혔다.

개막 63일 앞으로 다가온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새롭게 선임된 선수단장의 힘찬 포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박순호 선수단장은 18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 올림픽룸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힘찬 출발을 알렸다.

그는 "인천아시안게임에 한국선수단 단장으로 선임된 것은 개인적으로는 영광이다. 금메달 90개 이상 5회 연속 종합 2위라는 성적을 거둬 가라앉아 있는 한국 체육의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북한 선수단이 참가를 결정한 가운데 (남북한이)잘 조화를 맞춰서 슬기롭게 아시안게임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인천 대회가 여느 대회보다 역동적이고 생기있는 대회가 되고 남북한 체육의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정행(71) 대한체육회장도 함께 했다.

취임 후 2014소치동계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종합 국제대회를 치르게 되는 김 회장은 "소치동계올림픽과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상대적으로)저조한 성적 때문에 국민들이 체육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지 않았나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에 대한체육회는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서 국민들이 (다시) 체육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순호 단장의 선임 배경에 대해 그는 "박순호 단장은 2003년 요트협회를 맡아 지난 11년 동안 비인기종목의 어려움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면서 "이같은 점을 높이 사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임안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대한요트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 단장은 4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 요트 종목에서 금메달 1개·은메달 2개·동메달 3개를 이끌어내 한국의 종합 2위 달성에 기여했다.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은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9월14일 사전경기를 시작으로 20여 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아시아 45개국에서 모인 1만3000여명의 선수단은 총 36개 종목에서 439개의 메달을 놓고 열띤 경쟁을 벌인다.

45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북한이 300여명의 선수단 파견을 계획하고 있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이 모두 출전하는 퍼펙트 대회로 열리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참가를 두고 전날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실무자 접촉에서는 북측 인사의 일방적인 퇴장으로 북측의 선수단 파견 규모 등 개괄적인 부분에서의 의견만 주고 받은 채 구체적인 합의없이 끝났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수영·양궁·수영 등 대한체육회 산하 38개 종목 단체장이 모여 인천아시안게임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사항 등을 점검했다.

북한측의 단일팀 구성 제안 등에 대비해 연맹 단체장들의 의견을 모아 체육회 차원에서의 입장 등을 정리했다.

김 회장과 박 단장은 "대회 개막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팀 구성은 선수선발의 문제를 야기한다. 갑자기 단일팀 구성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을 제시했다.

이들은 파장이 클 것을 감안해 "북측에서의 단일팀 제안이 들어왔을 경우를 감안해 미리 연맹 차원의 입장을 모은 것으로, 이것이 체육회 차원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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