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 중국산 ‘발광전등’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압이 100V에도 미치지 못하는 날이 많은 북한의 열악한 전력 상황에서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집안에 빛을 밝히려는 주민들의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9일 북한 전문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에 따르면 “요즘 들어 ‘발광전등’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멀리 내륙지방의 장사꾼들도 ‘발광전등’을 넘겨받기 위해 만포시로 몰려들고 있다”고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에서 ‘발광 2극소자 전등’, 일명 ‘발광전등’으로 알려진 이것은 남한에서 ‘LED(발광다이오드) 전구’로 알려진 것이다.

발광전등은 북한 내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백열전등의 거의 4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백열전등은 민폐(인민폐)로 3원이지만, 일반 전구 접속구(소켓)에 맞는 ‘발광전등’은 민폐로 10원 이상”이라고 RFA에 전했다. 그는 “그럼에도 매 가정세대들마다 방 한 칸 정도는 ‘발광전등’이 다 들어갔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발광전등’이 비싼 가격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북한의 열악한 전력 상황이 한 몫했다. 소식통들은 “북한은 보통 여름철에도 220V여야 할 전압이 기껏해야 170V 정도, 특히 겨울철에는 100V에도 못미치는 날이 많아 백열전구로는 전기가 왔다고 해도 거의 불빛을 볼 수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발광전등을 이용하면 낮은 전압에서도 밝은 빛을 볼 수 있게 된다. 소식통은 “전압이 최하 70V 아래로 떨어져도 계속 빛을 낸다”며 “이러한 특성으로 하여 주민들은 값이 많이 비싸더라도 ‘백열전구’보다는 어떻게든지 ‘발광전등’을 구입하기 위해 애를 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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