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에게 인기를 끌어온 초코파이 대신 다른 간식을 줄 것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 대표인 직장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남측 업체에 “앞으로 간식으로 초코파이 말고 다른 걸로 달라”고 요구, 소시지나 라면·고기·믹스 커피·냉면·초코바 등을 대신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에서는 초코파이 대신 달러를 원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입주 기업들은 북한 당국이 초코파이를 될 수 있으면 받지 말라고 근로자들에게 지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입주 기업들은 그동안 야근 등을 하는 북한 근로자들에게 초코파이를 1인당 하루에 10개 정도까지 지급해왔다. 초코파이가 근로 의욕 증대에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거의 모든 입주 기업에서 북 근로자들이 ‘초코파이가 지겹고 물렸다’며 다른 간식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간식을 바꿔달라는 진짜 이유는 초코파이가 장마당을 통해 거래되면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시장에서 한국 상표가 붙은 상품이 잘 팔리고 한국 제품의 질이 좋다는 인식이 생기는 것을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초코파이 뿐만 아니다. 북한에서 한국산 제품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1년 통계청에서 발간한 '북한의 주요 통계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유통되는 한국 제품은 믹서기, 온풍기, 가스레인지, 가스통, 은나노 도시락, 압력밥솥, 행주, 장갑 등으로 한국산 상표가 붙은 채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평양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산 중고 옷부터 값비싼 점퍼까지,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한국산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비싼 가격에도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자제품은 삼성과 LG 상표가 부착된 TV와 노트북, 디지털카메라나 전기밥솥, 화장품 등이다. 한국산 제품을 쓰면 “아랫 동네 물건을 쓴다”고 어깨에 힘주고 자랑할 정도라고 한다.
조선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