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군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북한당국의 강력한 조치가 주민들과 군인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고 여러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군 복무중인 자식들에게 ‘가짜 사망전보’를 보낸 부모들을 찾아내 처벌한 사건이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1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가 닿은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6월 2일부터 4일 사이에 각 시, 군 ‘군사동원부’들에서 ‘인민군 후방가족’회의가 있었다”며 “회의 안건은 군 복무중인 자식들의 교양문제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군 복무중인 자식들에게 ‘가짜 사망전보’를 쳐 자식들이 휴가를 받도록 유도한 일부 ‘후방가족’들이 3개월 ‘무보수노동’부터 최고 1개월까지의 ‘노동단련대 처벌’을 ‘시범겸(본보기)’으로 받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9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이번 처벌사건이 큰 문제로 된 것은 사회적으로 가장 힘없는 사람들에게 ‘죄 아닌 죄’를 뒤집어 씌웠기 때문”이라며 “이 사건으로 하여 일반주민들은 물론 군인들의 불만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사회적 불만이 높아지자 ‘함경북도 노병위원회’ 대표들이 ‘도당 신소처리과’에 찾아가 처벌받은 ‘후방가족’들을 용서해 줄 것을 탄원하는 소동도 빚어졌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11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가 닿은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애초 군에서 병사들의 ‘정규휴가’만 규정대로 보장해 주었다면 ‘가짜 사망전보’와 같은 편법이 나올 이유가 없다”고 북한 당국의 비인간적인 처사를 비난했습니다.

규정대로라면 북한의 군인들은 3년에 한 번씩 보름동안의 정규휴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권력과 돈이 있는 힘 있는 집 자식들에게만 휴가를 몰아주다나니 ‘통근생 병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군의 기강이 해이됐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힘 있는 집 자식들에게만 휴가를 몰아주다 보니 힘없는 집 자식들은 13년이라는 군복무과정에 단 한번의 휴가도 못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소식통들은 “어린 나이에 군에 입대한 자식들이 오죽 보고 싶으면 ‘가짜 사망전보’까지 보내겠느냐”며 군에서도 차별 받아야 하는 힘없는 사람들의 설움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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