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뽈스까 (폴란드) 마지막 공산주의 독재자 보이치에흐 야루젤스키 (Wojciech Jaruzelski)가 향년 90세의 나이로 지난 5월 25일 사망했습니다. 야루젤스키는 공산주의 시대 때 국방부장관, 총리와 대통령을 지냈습니다. 야루젤스키는 1981년 12월 13일 자유노조 총파업에 대응하여 계엄령을 선포한 뽈스까의 악명 높은 독재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역사의 뒷안길로 살아진 1989년까지 동유럽 공산권 나라들의 독재자들 중 야루젤스키가 마지막 생존자였습니다. 마쟈르 (헝가리)의 카다르 야노시 (Janos Kadar)가 1988년도에 사직한 후 1989년 7월에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로므니아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Nicolae Ceausescu)는 1989년12월에 반공산주의 독재 혁명이 일어나 군사재판을 받아 아내인 엘레나와 함께 사형을 당했습니다. 체스꼬슬로벤스꼬 (체코슬로바키아)의 구스타우 후사크 (Gustav Husak)가 1991년 사망했으며, 동도이췰란드 (동독)의 에리히 호네커 (Erich Honecker)가 남아메리카 나라 칠레로 추방되어 1994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벌가리아 (불가리아)의 토도르 지프코프 (Todor Jivkov)도 1998년 사망했습니다.

동유럽의 마지막 공산주의 독재자의 사망 소식을 듣고 25년 전인 1989년 일어난 동유럽의 공산주의 체제의 붕괴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 해에 뽈스까는 제2차 대전 이후 최초로 공산주의가 아닌 열린 정부를 조직했습니다. 동서도이췰란드 젊은이들은 동서 분단을 상징하던 도이췰란드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습니다. 로므니아의 젊은이들도 유혈 혁명을 일으켜 니콜라에 차우체스쿠 대통령의 사악한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렸습니다.

특히 뽈스까 자유노동조합이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뜨려 민주주의, 자유와 경제 발전의 길을 찾는 데 역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1980년 전기 기술자 출신인 37세의 레흐 바웬사 (Lech Walesa)는 뽈스까 발트 해안의 항구 도시 그다니스크 (Gdansk) 노동자들과 다른 뽈스까 노동자들이 파업하는 도중 자유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제2차 대전이 끝난 후 뽈스까를 비롯한 동유럽 나라들이 소련의 영향권에 들어가 공산주의 독재 국가가 됐습니다. 뽈스까의 그다니스크 조선소 노동자들은 바웬사가 자유노조를 조직하기 이전에도 공산주의 독재와 인권 유린을 반대 했습니다. 그러나 1970년 뽈스까 공산주의 정부는 전투 경찰을 투입한 후 무차별 총격을 가해 노동자 80명 이상이 숨졌고 1,00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바웬사는 1980년 자유노조를 설립해 공산주의 독재를 반대하던 뽈스까 애국자들의 지도자가 됐습니다. 뽈스까 자유 노조는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지식인들과 천주교 신부, 수녀들까지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1981년말 당시 회원 수는 9백만 명이 됐습니다.

즉, 뽈스까 인구의 약 4분의 1은 자유노조 회원이 된 것입니다. 동시에 '농민들의 자유노조'까지 포함해 뽈스까 곳곳에서 다른 자유노조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야루젤스키의 뽈스까 공산주의 정부는 1981년말 계엄령을 선포해 자유노조를 금지하고 바웬사를 체포해 1년 동안 투옥했습니다. 뽈스까의 자유노조는 1987년부터 1990년까지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 합법적이지 않은 일시진행위원회를 운영하면서 공산주의 독재를 계속 반대했습니다.

소련이 와해할 조점을 보이던 1989년말 뽈스까 주민들이 공산주의가 아닌 열린 정부를 조직했습니다. 뽈스까에 이어 마쟈르와 체스꼬슬로벤스꼬도 반공산주의 무혈 혁명을 일으켜 한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고 공산주의 체제를 무너뜨렸습니다. 1990년말 바웬사는 대통령에 출마해 당선된 후 1995년까지 뽈스까 대통령을 지냈습니다.

뽈스까 자유노조 운동은 뽈스까 주민들과 다른 동유럽 사람들에게 인권과 자유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삶에 대해 눈을 뜨게 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 체제 하에 살다 자유를 되찾은 동유럽 사람들은 뽈스까 노동자들이 보여준 용기의 교훈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뽈스까와 로므니아의 교훈을 보면 주민들을 사악한 인권유린, 검열, 감시와 군사력으로 탄압해야만 지킬 수 있는 정권은 영원히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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