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란과 핵 협력이 아닌 경쟁을 할 가능성을 제기한 미 의회조사국의 새 보고서(CRS)가 발표됐다고 일본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매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회조사국(CRS)이 이날 발표한 새 보고서에서 미국 정보 당국의 기밀이 아닌 정보, 기밀이 해제된 정보, 정보기관들과 CRS 간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란과 북한은 핵과 관련해 서로 거래하거나 협력한 공개적 증거가 없다고 밝혀 이 보고서가 핵의 축인 이란과 북한 협력 의혹의 정체를 폭로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 이란, 시리아 간 탄도미사일과 핵 개발 협력 의혹에 대해 "비공식 소식통들이 탄도미사일과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이들 3국이 지속해서 상당히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지만, 이 보고들이 출처가 없거나 익명의 정부 관리자들에게서 나오거나 서로 맞지 않아 공식 평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확인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시리아 등 여러 나라에 핵 기술을 지원하고 이란과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고됐어도 미 정부 관계자들이 재차 그리고 명확하게 핵 개발 협력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일부 강경파와 일부 전문가들은 핵 축의 한 부분으로 북한과 이란의 협력 의혹을 지속해서 주장했고 이는 이란의 핵 위협을 과대 선전하고 이란과의 외교 활동을 저해하려는 일부 강경파의 판단이라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이 매체는 북한의 행동으로 이란의 향후 행보를 추론할 수 있다는 인상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강경파가 이 2가지 목표를 멋지게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북한과 이란의 핵 협력과 관련해 이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이 핵 협력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의 정도가 불분명해 보인다"며 “일부 분석가들은 북한이 이란에 핵 실험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란은 이 자료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은 플루토늄에 기반을 두고 있고 이란은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핵물질로 쓰고 있다”며 “이란이 북한에 자체 우라늄 농축 기술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래도 북한의 원심분리기가 이란이 설치한 2가지 원심분리기와 달라 북한도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 보고서가 오히려 북한이 이란과 핵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에 주목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이 각자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중국에 있는 무역회사 등 같은 공급망을 통해 핵 분야와 민간 분야에서 모두 이용 가능한 이중용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하기보다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며 “양국이 각자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서로에게 부품을 수출하기를 꺼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양국과 관련된 중국 무역회사들이 이란과 북한 모두와 사업을 계속 유지하면서 재정적으로 이득을 보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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