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워싱턴-정영 jungy@rfa.org

‘최첨단 과학기술을 돌파하라’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요즘 컴퓨터를 도입하는 단위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정보기반 시설이 열악해 대부분 컴퓨터들은 간부들의 사무실에서 장식용으로 변질됐다고 복수의 북한 소식통이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중국 동북 지방에 체류하는 남포 주민은 “새세기 산업혁명 방침을 관철한다고 웬만한 공장, 기업소도 중고 컴퓨터 정도는 다 갖춰놓고 있다”면서 “하지만, 내부 연결망이 한심해 컴퓨터끼리 서로 연결되지도 않고 또 정보공유도 되지 않아 장식품으로 전락됐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이 불통돼 광범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북한에서 공장, 기업소의 컴퓨터들이 내부연결망을 통해 연결되어야 하지만, 정보기반 시설이 열악해 제대로 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소식통은 “남포시 수산대학 초급당비서는 컴퓨터를 장식용처럼 갖다 놓고 허세 부리기를 좋아한다”면서 “프린터도 제일 먼저 자기 방에 갖다 놓고 쓰지도 않으면서 방 꾸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한때 중앙에서 ‘새세기 산업혁명을 지도하자면 간부들부터 컴퓨터를 배우라’는 지시가 떨어져 당 간부들이 타자연습에 달라붙었지만, 50대가 넘은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컴맹인 당비서들이 컴퓨터를 차지하고 행정시간에 주패(포거)로 숫자 9와 19, 29를 맞추는 놀이나 즐기면서 오히려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자강도 강계시 주민도 자기 단위 기계공장을 실례로 들면서 “몇 해전만해도 공장 기업소마다 CNC화를 실현하라고 내리 먹였는데, 이젠 CNC라는 말도 사라졌다”면서 “그때 거액을 들여 구해온 컴퓨터도 제구실을 못하고 간부들의 방에 방치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기 공장의 당비서는 각종 서류 정리는 연구실 관리원에게 맡겨놓고 컴퓨터 조작에는 손도 못 댄다고 간부들의 무능을 꼬집었습니다.

또 이 주민은 “심지어 과장들까지도 심심하면 앉아서 컴퓨터 게임이나 즐기고 있다”면서 “독수리 타자나 겨우 치는 정도로 하급 간부들의 컴퓨터 활용 능력도 한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출신성분이 좋아 한자리를 차지한 북한 간부들 중에는 연설문도 제대로 읽지 못해 떠듬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이런 무능한 사람들 때문에 사회발전이 없다고 비웃는 현지 주민들의 반응도 전했습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