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때 남측 요리사로 북한을 다녀왔던 신라호텔 김성일(김성일·37) 주방장이 이번에 ‘답례’요리를 준비하게 됐다. 남북장관급회담차 서울을 방문한 북측 일행이 신라호텔에 묵게 된 때문이다.

방북기간 중 맛본 북한 음식에 대해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고 밋밋한 맛이 인상적이었다”고 평(평)한 김씨는 “이때문에 이번에 손님맞이 준비를 하면서도 어떻게 음식을 준비할까에 대해 요리사들간에 이견이 있었다”고 말한다.

낯선 곳에 온 분들이니 음식만큼은 북한에서와 똑같은 맛을 느낄 수 있게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말자는 의견과, 우리의 입맛을 보여주는 것이 더 인상적일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결국 김씨는 ‘평소와 똑같이 우리 식으로’ 요리를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손님 입맛에 맞게 식사를 준비하는게 저희들 임무겠지요. 하지만 남쪽 맛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조찬과 오찬만을 책임진 만큼 남쪽 각 지역 맛을 골고루 볼 수 있으면서 부담되지 않는 식단을 준비했다고 했다. 제주갈치구이, 꼬리곰탕, 조기양념구이 등등…. 88년 신라호텔에 입사, 올해로 요리 경력 12년째로 곱창전골과 생선매운탕을 자신있는 요리로 꼽은 김씨는 “제가 준비한 음식을 나눠드신 분들이 회담에서도 좋은 결과를 맺기를 바란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재현기자 rooki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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