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한 것과 관련해 박 대통령을 거친 언사로 비난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북한 핵무기를 문제삼은 박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심히 못된 망발"이라며 "박근혜가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아무 말이나 제멋대로 하지 말아야 하며 분별과 이성을 찾고 언사를 삼가는 버릇부터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북한 영변 핵시설의 위험을 경고하고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지적한 데 대해 "박근혜가 지금까지 우리 핵문제와 병진로선에 대해 무엄하게 망발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이번에 그 위험성을 증명해보려고 우리의 평화적 핵시설까지 어처구니 없이 걸고들면서 체르노빌보다 더 큰 핵재앙을 초래할수 있다고 줴친(떠든) 데 대해서는 만사람이 쓴웃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또 "미국의 핵전쟁 하수인인 박근혜가 상전의 흉내를 내어 '핵이 없는 세상'을 떠든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그것을 '북핵 폐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한 것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도 판별할 줄 모르는 무지와 무식의 표현이 아니면 미국과 한속통의 추악한 정체를 드러내는 것으로 될 뿐"이라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설사 누가 무식한 글을 읽으라고 써줬다해도 이제는 청와대의 안방에까지 들어앉았는데 방구석에서 횡설수설하던 아낙네의 근성을 버리고 세상사람들앞에서 할 말 못할 말 정도는 가려야 한다"며 "우리는 박근혜의 촌스러운 행보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거듭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북한의 이날 이같은 반응은 남북한이 지난달 14일 고위급 접촉에서 상호 비방중상 중단에 합의한 이후 최근까지 대남비난을 자제해오던 분위기와 완전히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대남 비난 자제 태도에서 벗어나 대남 공세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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