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유엔아카데미임팩트(UNAI) 한국협의회 공동회장·前 한동대 총장
김영길 유엔아카데미임팩트(UNAI) 한국협의회 공동회장·前 한동대 총장

최근 통일에 대해 더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듯하다. 정부가 새해 들어 통일 비전을 국민에게 적극 제시하며 논의를 이끌기 시작했으며, 사회 각 영역에서 통일 논의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 통일 논의에서 정부 역할이 인상적이지만 시민사회 영역과 기업 차원에서 논의가 확대되는 것은 더욱 고무적이다.

통일에 대한 막연한 기대처럼 근거 없는 두려움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올해부터 남북한 간 경제사회적 통합작업이 시작되면 2030년 통일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5700달러에 육박하고, 2050년 통일한국의 경제력이 세계 4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결과는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다. 모든 국가의 인프라가 파괴된 6·25의 폐허 속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그 중심에 '교육'이 있었던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대한민국이 1960~2005년 이룩한 GDP 성장은 75%가 지식에 의한 것이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교육을 통한 지식 생산과 교육을 받은 국민의 저력이 오늘날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통일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 7500만이 살며 선진국으로 나아갈 유일한 길은 뛰어난 인적자원을 만들어 내는 것임에 논란의 여지가 없다. '통일은 북한 동포들을 2등 국민으로 전락시키고, 엄청난 사회비용을 유발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극복하고 통일을 통해 한국이 세계 초일류 국가가 되려면, 교육이 논의의 핵심이어야 한다.

이런 준비는 이미 소리 없이 시작됐다.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릴 '통일한국의 교육 시스템' 주제 국제콘퍼런스(유엔 아카데믹임팩트 한국협의회, 한동대학교, 티치포올 코리아,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조선일보 후원)가 그것이다.

콘퍼런스에는 국내외 석학과 탈북 학생들을 접해본 일선 교사, 관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통일 이후 남북한 아이들을 어떤 학교 시스템에서 가르칠 것인가, 교사는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정책 차원에서 국제 협력은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를 논의한다. 한 차례 콘퍼런스로 모든 것을 준비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준비를 하나씩 해가다 보면 언젠가 통일한국의 교육 청사진을 완성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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